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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술확대 수험생 고통아나" 쓴소리 봇물…혼쭐난 서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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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술확대 수험생 고통아나" 쓴소리 봇물…혼쭐난 서울대

입력
2006.10.11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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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가 논술 비중을 높이는 바람에 내신과 수능에 논술을 더한 ‘죽음의 트라이앵글’이 얼마나 더 고통스러워 졌는지 알기나 한가.”

10일 서울대 사범대 주최로 열린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서울대 입시정책 세미나’에서는 서울대에 대한 쓴 소리만 울려 퍼졌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교장, 교사, 장학사 17명은 우선 현장의 목소리를 무시한 서울대의 입시안 때문에 학교 교육이 혼돈에 빠졌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서울대가 말로만 공교육 정상화를 외칠 게 아니라 현실적인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 참석자는 “질 좋은 사교육을 받은 학생이 서울대 잘 들어가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인데 서울대는 ‘족집게 과외로는 통하지 않는다’고만 하니 답답하다”고 쏘아붙였다. 입시 정책에 대한 현장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겠다며 처음 세미나를 마련한 서울대 관계자가 “매 맞을 각오는 했지만 눈물이 쏙 빠질 지경”이라고 할 정도였다.

부산서여고 김옥희 교장은 “고교 교육 과정에 논술 시간은 없다”며 “담당 교사도 없는 상황에서 주당 2시간 뿐인 작문 시간에 교사가 학생마다 수 십분씩 걸리는 첨삭(添削) 지도를 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서울대의 통합 논술이 학교 현실과는 동떨어진 내용을 다루다 보니 특수목적고나 강남 지역 등 특정 계층에게 유리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숭문고 허병두 교사는 “서울대는 창의력을 측정한다면서 학생들이 가보지도 못한 새만금 문제를 제시했다”며 “교사와 학생들이 관심을 갖는 두발 자유화 같은 문제를 내는 게 현실적”이라고 주장했다.

서울대 교수들에 대한 불만도 쏟아졌다. 서울시 교육연수원 윤여복 장학사는 “통합 논술이 중요하다고 해서 교수들에게 연수 강의를 부탁했지만 매번 거절 당했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서울대가 ‘결자해지’의 자세로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상 욱 부산 한국과학영재학교 교사는 “사교육을 받기 어려운 지방 학생들을 위해 서울대 교수들이 직접 강사로 출연하는 논술, 구술 관련 동영상 강의를 적극 개발해 달라”고 말했다. 그는 서울대가 겨울방학부터 고교 교사를 대상으로 논술 연수를 실시한다는 계획에 대해 “반가운 일이지만 800명은 너무 적어 대상을 늘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대 입시 정책이 나아갈 방향에 대한 의견도 적지 않았다. 대구외고 황영진 교사는 “내신과 수능, 구술, 논술 등 모든 걸 다 잘하는 학생을 뽑아야 한다는 생각보다 하나라도 잘하는 학생이 중요할 수 있다는 사고 전환이 필요하다”고 했다.

사범대 조영달 학장은 “현장 교사가 참여하는 입시전형자문위원회를 신설해 현장의 목소리를 열심히 듣겠다”며 “특히 통합 논술과 관련된 교육에 정성을 기울여 우수 교사를 양성하는 등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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