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도 노벨 경제학상은 미국 컬럼비아 대학 경제학과 교수인 에드먼드 S 펠프스(73)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왕립 아카데미는 9일 펠프스 교수의 노벨상 수상자 선정을 공식 발표하면서 “그의 연구작업은 경제정책의 장ㆍ단기 효과가 갖는 상관관계를 분석함으로써 경제정책 뿐 아니라 경제학 연구에도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1959년 예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펠프스 교수는 1970년대 실업과 물가에 관한 지배적 학설이던 ‘필립스 곡선’에 대한 반박을 통해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필립스 곡선이란 실업률과 물가상승률은 반비례한다는 것, 따라서 실업률을 떨어뜨리려면 정책적으로도 인플레이션을 올려야 한다는 가설.
그러나 70년대 이후 실업과 인플레가 동시에 진행되는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했고, 펠프스 교수는 인플레이션이 실업률 뿐 아니라 임금상승에 대한 회사와 종업원들의 기대에도 큰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을 간파했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 무렵 거장 밀턴 프리드먼 역시 펠프스와 같은 문제의식을 갖고 있었다는 점. 결국 두 사람은 “근로자들은 인플레이션 발생시 자신들을 보호하기 위해 더 높은 임금을 요구할 것”이라며 “따라서 정부의 경기진작책은 고용은 늘리지 못한 채 인플레이션만 유발시킬 것”이라는 동일한 결론을 내놓았다.
이 학설은 “노동자의 물가상승기대를 제한함으로써 인플레이션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는 거시정책의 새로운 이론적 근거가 됐다.
현실참여에도 관심도 컸던 펠프스 교수는 90년대 이후 자신의 이론을 이탈리아의 실업문제 해결모델로 적용했다. 최근에는 빈곤의 악순환을 해결하는 방안으로 저임 근로자에 대한 보조금이나 세금혜택을 제시하기도 했다. 펠프스 교수의 지도를 받은 한국개발연구원(KDI) 김현욱 연구위원은 그를 “거시경제학의 틀에 시장참여자의 기대와 행위가 미치는 영향, 즉 미시적 접근을 접목시킨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김 연구위원은 “펠프스 교수의 업적은 프리드먼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며 “그러나 프리드먼의 그늘에 가려 만년 노벨상 후보에 머물러 있었는데 이번 수상은 오히려 때늦은 감마저 있다”고 말했다.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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