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9일 핵실험에 이어 추가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정보 당국은 함북 길주군 풍계리 지역의 차량과 인부들의 움직임을 근거로 "추가 핵실험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도 추가 실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여러가지 종류의 미사일에 탑재할 핵탄두를 개발하려면 각각의 미사일에 합치하는 탄두를 직접 실험해야 한다. 과거 핵실험을 한 인도나 파키스탄의 경우 다양한 규모의 핵무기를 터뜨렸다. 인도는 3일 동안 5종류의 핵탄두 실험을 하기도 했다.
파키스탄은 하루에 터뜨리기는 했지만 마찬가지로 5차례에 걸쳐 다양한 규모의 핵실험을 했다. 국방관련 연구기관의 한 연구원은 "북한이 실전배치한 대포동과 노동, 스커드 미사일에 맞는 핵탄두를 개발하려면 각기 다른 핵실험을 통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북한이 확보한 플루토늄의 분량을 감안하면 한차례 이상의 핵실험이 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북한은 1980년대 이후 영변의 5MW급 원자로를 가동하면서 핵물질인 플루토늄을 상당량 추출, 핵무기 개발에 나서 지금까지 대략 1, 2기의 핵무기를 개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추출한 플루토늄을 모두 합치면 그 이상의 핵무기 제조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국정원은 이날 국회 정보위에서 "북한이 확보한 모두 30∼40kg의 플루토늄을 확보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플루토늄 5∼6kg으로 핵무기 1개를 만들 수 있는 만큼 북한이 추가로 최대 7개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다는 추산이 가능하다.
북한의 핵능력을 감안할 때 2번 이상의 핵실험은 불가능하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우선 북한이 이날 핵실험 장소로 활용한 수평갱도는 한번 사용하면 재활용이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핵 보유국들은 동시다발적으로 몇차례에 걸쳐 핵실험을 할 수 있는 수직갱도를 보통 이용하고 있다.
우리 정부가 파악한 대로 북한이 1, 2기의 핵무기 개발에 머물러 있을 경우에도 추가 핵실험은 불가능하다. 북한이 1, 2기의 핵을 보유한 상황에서 실험으로 '핵 자산'의 전부 또는 반을 날려버리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세종연구소 정성장 연구위원은 "북한이 핵무기를 5기 이상 보유하고 있어야만 최소 한차례의 실험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송두영 기자 dy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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