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업계의 토종회사 싸움이 맥주업계로 번졌다. 진원지는 소주와 맥주 업계 각각 1위를 달리는 진로와 하이트이다.
진로는 최근 회사가 일본 기업으로 넘어갔다는 헛소문으로 곤혹을 치른 바 있는데, 지난 해 진로를 인수한 하이트는 오히려 맥주홍보에 이를 적극 활용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추석 연휴기간에 서울, 동서울, 서서울 톨게이트에서 귀성길 안전운전 캠페인을 벌이면서 경쟁사인 오비맥주가 100% 외국자본 회사임을 강조하는 전단지 15만 여장을 뿌렸다.
이 전단지에는 '세계 최대의 맥주회사인 벨기에의 인베브사가 두산으로부터 2001년 오비맥주를 인수했고 인베브사는 2004년 유상감자 등을 통해 1,500억여원의 매각대금을 모두 회수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또 올 6월 두산이 보유중인 오비맥주 주식 132만주를 인베브에 넘긴 만큼, 오비맥주는 더 이상 한국기업이 아니며 앞으론 토종기업인 하이트 맥주를 마셔줄 것을 호소했다.
업계 1위인 하이트의 이 같은 '네가티브' 마케팅 전략은 최근 감소추세에 있는 맥주시장의 위기 타개책의 일환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여기에 최근 출시한 하이트 맥스와 오비맥주의 카스 아이스라이트의 한판 대결을 앞두고 애국심에 호소하려는 전략도 깔려있다.
반면 오비측의 심기는 좋지 않다. 오비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판매 영업사원의 교육차원에서 이런 내용을 알리는 사례는 있지만 일반인을 상대로 대량의 전단지를 나눠줬다는 것은 상도의상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그렇다고 상호 비방전을 펼치는 것이 서로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아 대응을 자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진로는 알칼리수 소주 '처음처럼'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두산주류BG 판촉 이벤트 회사 직원들이 '진로는 이미 일본 기업으로 넘어갔기 때문에 참이슬을 마실 때마다 일본기업에 로열티가 지급된다'는 허위사실을 배포했다며 명예훼손혐의로 고소한 바 있다.
하이트 관계자는 "하이트진로가 100% 토종기업인데도 외국 회사로 넘어갔다는 루머가 여전히 퍼지고 있다"며 "오비맥주가 외국기업 소유임을 알려 하이트가 토종기업임을 강조하기 위해 전단지를 제작했다"고 해명했다.
한창만 기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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