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핵실험을 하겠다고 사전 예고를 함으로써 11ㆍ7 미 중간선거에 영향을 미칠 변수로 떠올랐다. 북한이 구체적인 핵실험 시기를 밝히지 않았지만 예고 자체만으로도 중간선거에 임하는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공화당 입지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북한의 핵실험 위협은 그 동안 북한을 ‘악의 축’ ‘깡패국가’ ‘불량국가’ 등으로 비난해 온 부시 대통령의 북한에 대한 인식이 옳았음을 미 유권자들에게 확인시켜주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라크전 실패에서 오는 타격을 아직도 상존하는 테러위협과의 ‘전쟁’ 이 갖는 정당성으로 상쇄하려는 부시 대통령에게 북한의 핵실험 위협은 ‘안보 공세’를 이어가는데 호재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물론 북한 핵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 데 대한 부시 행정부의 책임 문제가 거론될 수도 있겠지만 유권자들로서는 그것이 미국 잘못이 아닌, 북한 잘못으로 인식할 개연성이 훨씬 크다. 미국은 이미 “핵무장한 북한을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며 경고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고 향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의 대응 과정 등에서 지속적으로 북한의 안보위협을 미 국민에게 각인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이 일부 예상대로 11ㆍ7 중간선거 이전에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상황은 그야말로 ‘폭발적’이 될 수 있다. 미 국민들의 불안감과 분노가 증폭되면서 미국과 국제사회의 강경한 대응을 지지하는 흐름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간이 흐를수록 북한 핵 문제에 대한 미국식 대응의 허점이 드러나겠지만 당장은 부시 대통령과 공화당의 공세가 호소력을 가질 수 밖에 없다.
워싱턴=고태성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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