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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운 감도는 러-그루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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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운 감도는 러-그루지아

입력
2006.10.04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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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루지야 당국의 러시아 군정보장교 체포로 촉발된 양국간 갈등이 악화일로를 치닫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3일 스파이 혐의로 체포됐던 자국 군 장교 4명이 풀려나 모스크바에 무사히 귀환했음에도 불구, 그루지야에 취했던 교통ㆍ통신 제재는 해제하지 않겠다는 뜻을 거듭 확인했다. 국가 간 교통 차단은 통상 군사조치에 앞서 취해오던 관례였다는 점에서 러시아의 대 그루지야 제재는 무력행동까지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또 “벨로루시 당국이 그루지야 국민에게 비자를 요구하지 않기 때문에 그루지야인들이 벨로루시를 통해 러시아로 넘어오고 있다”며 혈맹인 벨로루시 정부에 그루지야 국민에게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

일간 코메르산트는 이날 “그루지야 제재는 러시아 장교 체포 사건 때문만이 아니라 그루지야의 대외정책 전반에 대한 러시아 정부의 대응”이라고 전했다. 2004년 1월 미하일 사카쉬빌리 대통령이 취임한 이래 계속된 그루지야의 러시아에 대한 도발을 근본적으로 뜯어고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라는 것이다.

사카쉬빌리 그루지야 정부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유럽연합(EU) 가입을 추진하는 등 급진적인 ‘탈 러시아, 친 서방’ 정책을 계속해왔다. 또 그루지야에서 분리독립을 추진하는 남오세티야와 압하지야 등 친 러시아 자치공화국을 겨냥해 군사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의혹을 사왔다. 러시아 정부는 이 때문에 3월 그루지야산 포도주 수입을 전면 금지해 그루지야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입혔다.

러시아 정부가 강경한 입장을 견지하는 것은 그루지야의 러시아에 대한 도발이 미국의 배후조종에 따른 것이라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부추김 속에 계속되는 구 소련 연방 국가의 자유화 움직임을 방치할 경우 이들 국가의 친 서방 움직임이 급속히 확산될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그루지야의 반 러시아적 태도는 미국의 그루지야 지원에 원인이 있다”고 미국을 강력히 비난했다.

황유석 기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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