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잇따라 발표된 대선 주자 지지도 조사 결과를 들여다보면 두 주자의 그래프가 유난히 관심을 끈다. 얼마 전까지 부동의 1위를 달리다 추락하는 고건 전 총리와 보수 진영 안팎의 관심에도 불구하고 좀체 뜨지 않는 손학규 전 경기지사다.
고 전 총리는 왜 가라앉을까
고 전 총리 지지도 하락세는 뚜렷하다. 작년 이맘때만 해도 대권 주자 가운데 당당한 1위를 달렸고, 올해 중순까지만 해도 엎치락 뒤치락 하며 1,2위 자리를 다퉜던 그다. 하지만 지금은 이명박 전 서울시장,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5% 포인트 안팎의 차이가 나는 3위다.
박성민 민기획 대표는 “처음 고 전 총리는 모두의 선호 대상이었기에 1위를 달렸지만 이제는 모두로부터 지지를 받을 수는 없는 시간이 됐다”며 “최근의 하락세는 보수 층의 지지가 눈에 띄게 빠졌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여당 지지층 내에서도 고 전 총리를 대표로 내세울 경우 이후 자신들의 정체성과 명분이 사라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어 지지도 하락은 당분간 계속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지연 미디어 리서치 이사는 “고 전 총리가 범 여권 후보로 각인되면서 여권과 동반 하락하고 있다”며 “고 전 총리로선 정계개편 등 계기가 주어지지 않는다면 기타등등 후보로 전락할 수 있는 위기의 순간”이라고 진단했다.
김원균 R&R이사는 “고 전 총리가 말만 무성했을 뿐 계산만 앞세우며 이렇다 할 행보를 보여주지 못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손 전 지사는 왜 안 뜰까
2일 한국일보와 미디어리서치의 조사에서 손 전 지사의 지지도는 3%였다. 최근 다른 여론 조사기관의 조사에서도 그는 마(魔)의 5%를 넘지 못했다. 작년 이맘때 1% 남짓하던 지지도에 비하면 많이 올랐다고 자위할 수도 있다. 하지만 ‘100일 민심대장정’에 대한 언론의 스포트라이트, 한나라당내 소장파와 뉴라이트의 지원, 식자층의 선호기류 등을 감안하면 의외다 싶게 뜨지 않는다.
박성민 민기획 대표는 “손 전 지사의 지지층을 들여다보면 한나라당 지지자보다 열린우리당 지지자가 더 많다”며 “한나라당 지지 층이 그를 한나라당 후보로 보지 않는 딜레마에 손 전 지사가 봉착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여기에 우리당을 이탈한 개혁성향, 고학력, 화이트칼라 표가 이명박 전 시장쪽으로 흡수되면서 손 전 지사의 빈곤이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지연 미디어리서치 이사는 “대중은 자기가 좋아하면서 동시에 당선가능성을 가져야 적극적으로 지지한다”며 “손 전 지사는 당선 가능성에서 확신을 못 주고 있기 때문에 뜨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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