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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 '소심함' 성장 발목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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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 '소심함' 성장 발목 잡는다

입력
2006.10.03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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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대기업들은 세계 주요 기업들에 비해 지나치게 보수적인 경영으로 일관해 현금을 충분히 쌓아놓고도 투자는 극도로 꺼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경영 행태는 결국 성장 잠재력 약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지적됐다.

한국은행은 2일 음식료 화학 철강 전기전자 자동차 통신 등 6개 주요 업종의 국내 상위 3개 기업과 해외 상위 3개 기업을 선정해 2003~2005년 경영성과를 분석한 자료에서 이같이 밝혔다.

국내 대표 기업들의 평균 부채비율은 2003년 124.4%, 2004년 111.4%에 이어 2005년 99.5%까지 떨어졌다. 이에 반해 세계 주요 기업의 부채비율 평균은 2003년 220.8%, 2004년 192.8%, 2005년 182.3%로 한국 대표기업의 2배에 가까웠다.

현금 보유 정도를 알 수 있는 유동비율(유동자산/유동부채)은 국내 대표 기업이 124.2%(2005년 말)로 세계 주요 기업(99.7%)보다 높았으며, 최근 2년간 그 격차가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설비투자 수준을 가늠해볼 수 있는 고정비율(고정자산/자기자본)은 국내 대표 기업이 116.8%로 세계 주요기업의 188.1%보다 7.13%포인트 낮았다. 국내 기업들이 차입금에 의존한 투자를 기피하고 자기자본 내에서 보수적인 투자를 선호하면서 현금은 계속 쌓아두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도 국내 대표 기업 평균이 3.2%로 세계 주요기업(3.4%)에 못 미쳤다. 매출액 규모도 작은데 연구개발비 비중마저 떨어지니 기술력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고 한은은 지적했다.

투자 부진 속에서 성장성과 수익성 지표도 둔화하고 있다. 성장성을 보여주는 매출액 증가율은 국내 대표 기업 평균이 2004년 24.1%에서 2005년은 5.8%로 크게 낮아진 데 비해 세계 주요 기업은 4.2%에서 5.9%로 오히려 높아졌다. 기업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9.5%로 세계 주요기업(7.5%)에 비해 2.0%포인트 높았으나 격차는 계속 줄어들고 있다.

국내 기업들이 빌린 돈은 적지만 단기 차입금의 비중이 53.1%로 세계 주요기업(30%)에 비해 크게 높아 예상치 못한 경제적 충격 발생시 상대적으로 취약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지나친 보수적 경영으로 투자가 부진해 성장잠재력이 약화되고 세계적인 기업과의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며 “기업들이 안정적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투자확대와 신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송용창 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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