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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국인이 유엔 사무총장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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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국인이 유엔 사무총장 된다

입력
2006.10.03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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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외교통상부장관이 사실상 차기 유엔사무총장으로 내정된 것은 개인의 영광을 넘는 국가적ㆍ국민적 경사다. 어제 실시된 유엔안보리 4차 투표에서 비상임이사국 기권 1표를 제외한 압도적 다수의 찬성표를 얻은 것은 반 장관의 능력과 인품이 높은 평가를 받은 때문일 테지만 우리의 국가적 역량도 크게 뒷받침됐음은 물론이다.

분단과 전쟁의 아픔을 딛고 눈부신 경제발전과 높은 수준의 민주주의를 이룩한 우리 국민이다. 이제 세계를 이끌어가는 유엔의 사무총장을 배출하게 되었으니 모든 국민이 함께 자축할 일이다. 대한민국은 유엔의 권고에 따른 총선거로 정부를 수립하고 유엔 안보리 파병 결의에 힘 입어 나라를 지켰다. 유엔으로서도 반 장관을 수장으로 맞는 것은 매우 뜻 깊은 일이다.

반 장관의 유엔사무총장 진출은 대한민국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일은 물론 국가 브랜드 가치를 크게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다. 경제적 어려움 속에 제대로 되는 것 하나 없어 의기소침해 있던 국민들에게는 자긍심과 자신감을 높여 주는 일대 사건이다.

외교 역량의 확대라는 차원에서도 의미가 크다. 그 동안 특정 국가들에 편중됐던 우리 외교의 지평을 전 세계 무대에서의 다자외교로 넓히는 계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반 장관의 유엔사무총장 진출을 국익의 관점에서만 바라보는 것은 옳지 않다. 유엔사무총장이 되는 순간 그는 대한민국의 국익이 아니라 192개 전체 유엔 회원국의 이익을 대표한다.

강대국과 약소국, 부국과 빈국 사이에서 공정한 조정자 역할을 해야 한다. 패권주의와 일방주의를 경계하면서 효율적으로 분쟁을 조정하고 평화를 지켜내는 임무가 지워지는 것이다. 우리만의 국익이나 편협한 관점이 끼여들 여지가 없는 것은 당연하다.

따라서 우리 국민은 그가 세계 평화와 유엔 회원국 전체의 이익을 위해 일해야 하는 유엔사무총장으로서 공정성과 중립성, 객관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적극 도와야 한다. 더욱이 세계화로 심화된 국가 간 빈부격차, 인종ㆍ종교 갈등, 질병의 만연과 환경 파괴 등 유엔 사무총장이 다뤄야 할 현안이 많고 유엔 개혁이라는 무거운 책무도 있다.

우리의 입장과 국제사회의 관점이 충돌해온 북한 핵개발과 인권문제 등을 보다 객관적으로 풀어나가기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반 장관이 그런 문제들을 풀어갈 수 있는 역량과 리더십을 갖췄다고 믿지만, 그가 성공한 유엔사무총장이 되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사심 없는 성원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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