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이 차기 유엔사무총장으로 사실상 확정됐다.
반 장관은 3일(한국시간) 새벽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사무총장 선출을 위한 15개 유엔안보리 이사국의 4차 예비투표에서 거부권을 가진 5개 상임이사국을 포함, 14개국의 찬성으로 1위를 차지했다.
앞선 3차례 예비선거에서 줄곧 1위를 지킨 반 장관은 6명의 후보를 대상으로 한 이날 투표에서 유일하게 반대 없이 기권 1표만 기록, 사실상 만장일치 지지를 받았다. 이에 따라 안보리 이사국은 9일로 예정된 최종 공식투표에서 반 장관을 단독 후보로 유엔총회에 추천할 것이 확실시 된다.
반 장관은 16일로 예상되는 유엔총회 본회의에서 인준을 받으면 코피 아난 현 총장의 뒤를 이어 내년 1월1일부터 임기 5년의 총장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유엔총회는 통상 투표 없이 박수로 인준하는 형식적인 절차다.
반 장관의 최대 경쟁자였던 인도의 샤시 타루 유엔 사무차장은 이날 투표에서 찬성 10, 반대 3, 기권 2표로 2위를 차지했으나 상임이사국의 반대표가 포함됐음을 확인한 뒤 후보를 사퇴하고 반 장관 지지를 선언했다. 나머지 후보들도 순차적으로 사퇴할 가능성이 높다.
중국의 왕광야 유엔대사는 투표 후 "반 장관이 안보리의 단독후보로 추천될 가능성이 매우 크며 투표 결과를 기쁘게 생각한다"고 반 장관의 사무총장으로 사실상 확정됐음을 시사했다. 뉴욕타임스 인터넷판 등 외신들도 "반 장관이 차기 유엔사무총장 피선을 보장 받았다"고 보도했다.
반 장관은 이날 새벽 서울 한남동 외교장관 공관에서 유엔안보리 의장 국인 일본의 오시마 겐조(大島賢三) 유엔대사로부터 전화를 통해 투표결과를 통보 받은 뒤 외교부로 출근해 가진 인터뷰에서 "국민의 성원과 관심에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반 장관은 "사무총장에 취임하면 유엔개혁은 물론 북핵 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 촉진을 위해 권한과 위임을 최대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3차례 예비선거와 달리 거부권을 가진 상임이사국과 거부권이 없는 비상임 이사국이 투표용지 색깔을 달리한 이날 투표에서 반 장관에 대한 상임이사국의 반대가 없고 최소 요건인 3분의2(9개국)이상의 지지가 확인되자 이사국들은 더 이상의 예비투표가 무의미하다고 판단, 최종 공식 투표일정을 정했다.
정진황 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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