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한국교육방송공사) 사장의 도덕성 논란이 심화되고 있다. 사장 구관서씨는 지난달 19일 임명 이후 직원들의 반대로 제대로 근무하지 못하고 있고 중간간부급인 팀장들도 보직을 사퇴한 상태다.
방송위원회가 그를 사장으로 내정했을 당시 우리는 언급을 자제했다. EBS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교육인적자원부 출신 인사라는 이유만으로 낙하산 인사라고 말하기 어렵고, 방송 경험이 있어야만 방송사 사장으로 적합하다고 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이런 판단에는 사장 임면권을 가진 방송위원회가 인적 구성상 정치적 나눠먹기 논란의 소지가 있다 해도 최소한의 합리적 판단을 할 것이며, 따라서 그 선택을 존중해야 한다는 믿음이 작용했다.
문제는 사장 임명 이후 3주가 됐는데도 그에 대한 불신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점이다. 직원들은 사장직 내정 때부터 구씨가 교육부 관리일 당시 취득한 석사와 박사 학위 논문이 거의 동일한 논문을 시차만 6개월을 둔 상태에서 제출해 학위를 취득했다는 점을 비판했다.도덕성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그나마 여기까지는 결정적인 결격 사유라고 단정할 만한 상태는 아니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제 구 사장의 딸이 아버지의 교육부 관리 시절 지위를 이용해 부당하게 사립학교 정교사로 임명됐다거나 아들이 위장전입으로 특정 학교에 다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보도 내용은 의혹을 사기에 충분하지만 본인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하고 있어 이 또한 위법 여부를 엄밀히 따지기는 쉽지 않다. 그런 가운데 일가 중 한 사람이 그가 사장으로서 자질이 없다고 EBS 노조에 문제 삼았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우리는 100% 사실로 확인되지 않은 신상 문제에 대해 섣부른 판단을 자제하고 싶다. 그러나 초중고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운영되는 방송의 사장이 이토록 무수한 논란에 휘말리는 것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직원들조차 지휘할 수 없는 수장이 어떻게 교육을 운운할 수 있겠는가? 그런 점에서 구 사장은 자진 사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