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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포스트 "北고립화는 체제유지만 도와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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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포스트 "北고립화는 체제유지만 도와줄 뿐"

입력
2006.10.02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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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워싱턴포스트는 1일 북한처럼 폐쇄적이지만 안정된 독재국가는 정권의 생존을 고립에 의존하기 때문에 고립시키겠다고 위협하는 것은 오히려 체제유지에 도움을 줄 뿐이라는 내용 을 골자로 한 ‘J 커브 이론’을 소개했다.

싱크탱크 유라시아그룹 회장인 이안 브레머가 자신의 책에서 주장한 ‘J 커브 이론’은 개방성을 X축으로, 체제안정성을 Y 축으로 했을 때 전 세계 국가들의 좌표를 이은 궤적은 비스듬히 누운 J자형을 이룬다고 분석했다.

이 이론에 따르면 극단적으로 폐쇄됐지만 어느 정도 안정된 북한은 J커브의 가장 왼쪽에 위치해 있고 다소 개방됐지만 매우 불안정한 이라크는 맨 아래, 가장 개방적이면서도 안정된 나라로 상정된 미국은 오른쪽 끝을 각각 차지하고 있다. 이 이론은 어떤 국가가 개방성이 증가하는 초기 단계에서 체제안정성이 급격히 떨어진다고 보기 때문에 북한 김정일 정권이 이러한 혼란과 동요를 자초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때문에 콘돌리사 라이스 국무장관 등 미 관리들은 북한이 핵개발을 포기하지 않을 경우 제재 등을 통해 고립화를 심화하겠다고 위협하지만 그러한 위협은 ‘물에 빠진 사람에게 구명보트를 던져주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그래서 북한, 이란과 같은 억압체제는 고립화를 유발하기 위해 미국에 대한 도발을 계속하게 된다.

러시아의 경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하에서 전체주의적 통제가 강화됨으로써 J커브의 오른쪽에서 다시 왼쪽으로 퇴행한 사례다. 중국은 개방성이 증가하면서도 안정을 유지하는 특이한 경우지만 그 장래까지 보장된 것은 아니라 게 브레머의 시각이다.

이와 함께 브레머는 “어떤 사회에서든 변화를 위한 가장 강력한 힘은 그 안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라면서 “외부로부터의 북한 민주화는 단기적으로 현실적 목표가 되지 못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오히려 북한에 휴대폰, 인터넷, 위성방송, 문자 메시지 장비 등 통신기술을 점진적으로 ‘침투’시키는 것이 독재통치를 약화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그는 한국 드라마를 녹화한 비디오테이프가 북한에 퍼지면서 북한 주민들이 한국의 속어를 사용하거나 유행하는 헤어스타일을 따라 하는 것 등을 이런 침투의 사례로 들었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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