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스페인과 아프리카의 모로코를 잇는 40㎞의 해저터널 건설이 구체화하고 있다.
스페인과 모로코의 ‘지브롤터 해저터널 건설 위원회’는 1일 해저터널 설계 입찰에 참가한 14개 업체 중 스위스 롬바르디 엔지니어링을 시공업체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 해저터널이 계획대로 완공되면 일본 혼슈(本州)와 홋카이도(北海道)를 연결하는 세이칸(靑函) 해저터널(53.9㎞), 도버해협의 유로터널(50.45㎞)에 이어 세번째로 긴 터널이 된다.
유럽대륙과 아프리카 대륙을 연결하는 지브롤터 해저터널은 1980년 처음 제안된 뒤 2003년 말 스페인_모로코 정상회담에서 관계 개선을 위한 방안으로 다시 제시된 이후 지질조사 등 노선의 타당성 조사가 진행돼 왔다.
지브롤터 해협을 연결하는 방안 중 교량건설은 빠른 해류 때문에 수심 100~300m의 해저에 교각을 세우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결론내려졌다. 부교 건설 역시 해협을 오가는 수많은 선박 때문에 배제됐다. 조립식 해저터널은 불안정한 해저지형과 강한 해류로 실현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판명됐다.
롬바르디 엔지니어링은 당초 검토됐던 스페인 푼타팔로마와 모로코의 푼타말라바타 구간(38.7㎞) 대신 스페인의 타리파와 모로코의 탕헤르 구간(40㎞)의 해저터널을 구상하고 있다. 타리파와 탕헤르 구간의 수심은 최대 600m에 달한다.
롬바르디 엔지니어링은 예비연구를 2008년께 완료한 뒤 폭 4.8m의 작업용 터널을 먼저 건설할 계획이다. 건설경비는 최고 50억유로(약 63억4,300만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난관은 역시 해협의 거센 해류와 1㎡당 500톤에 달하는 수압이다. 롬바르디는 최근 해저 지형과 지질을 파악하기 위해 조사선을 해역에 보냈지만, 강한 해류로 1주일 만에 포기해야만 했다.
지오반니 롬바르디(80) 회장은 “ 유로터널은 깊게 들어가지 않았으며 수압이 상대적으로 낮고 바위도 더 단단했다”며 “지브롤터 터널 공사가 (유로터널보다) 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권혁범 기자 hbkwo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