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공화당 마크 폴리 하원의원(플로리다주)이 의회에서 일하던 10대 사환들에게 성적 유혹이 담긴 이메일을 보낸 사건이 중간선거를 앞둔 미 정가에 일파만파를 일으키고 있다. 폴리 의원은 이 사실이 폭로되자 지난달 29일 의원직을 사퇴하고 2일 뒤늦게 “깊이 후회한다”며 책임을 인정하며 사과했지만 미 연방수사국(FBI)이 폴리 의원의 행동이 연방법을 위반했는지 조사에 착수하는 등 파장은 확산되고 있다.
AP통신은 폴리 의원이 알코올중독자 갱생시설에 다니고 있으며 본인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 깊이 뉘우치고 있다고 밝혔다고 2일 보도했다. 폴리 의원은 “내가 알코올 중독이며, 이뿐 아니라 다른 문제 행동에 대해서도 즉각적인 치료를 받을 필요가 있음을 인정한다”고 말했다고 그의 변호인이 밝혔다. 폴리 의원은 또 “깊이 후회하고 있으며, 내게 책임이 있음을 받아들인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은 덧붙였다.
미 언론에 따르면 독신인 폴리 의원은 의사당 전직 사환들에게 “너도 사각 팬티를 입고 있지. 자 팬티를 내려봐” 등 음란한 메시지를 여러 차례 보낸 것으로 밝혀졌다. 폴리 의원은 온라인에서 어린이 등 미성년자들이 성적으로 악용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관련 입법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던 인물이어서 미 국민들의 충격은 더욱 컸다. 특히 ‘공화당 텃밭’인 플로리다주의 민심도 이번 사건으로 크게 돌아서, 지방선거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
게다가 데니스 해스터트 미 하원의장, 존 베이너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 등 공화당 지도자들이 수개월전부터 이 같은 이메일의 존재를 알고 있으면서 묵살해왔다는 의혹이 제기돼 선거를 의식한 민주당의 공세는 한층 거세지고 있다.
사건의 파장이 자신에까지 미치자 해스터트 하원의장은 1일 알베르토 곤살레스 법무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폴리 의원의 행위를 조사해 줄 것을 촉구하는 등 무마에 나섰다. 백악관 댄 바틀렌 대통령 고문도 “대통령은 언론에 폭로되기까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 선을 그은 뒤 이번 사건의 형사소추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혔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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