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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론] 일할 의욕꺾는 정부 예산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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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론] 일할 의욕꺾는 정부 예산안

입력
2006.10.01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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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예산안을 보면 국민들의 세금 부담은 예산 대비 9.4% 증가하고, 지출은 6.4% 증가한다. 지출액이 수입보다 많아 GDP 대비 1.5% 적자재정을 계획하고 있다.

지출구조는 단연 복지예산이 규모(62조원)에서나 증가율(10.4%)에서 가장 높다. 내년도 경제성장률 4.6%를 근거로 했다. 정부의 세입 및 예산안에 대한 단적인 평가는, 국가경제 성장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구조라는 것이다.

먼저 4.6%의 경제성장률이 너무 낙관적이다. 민간 연구기관들은 대체적으로 4% 초반으로 예측하므로, 정부의 낙관적인 기대에 부응하지 못할 경우, 적자재정 규모는 이보다 훨씬 더 커질 것이다.

경제성장률에 영향을 주는 여러 가지 정책수단들이 존재하지만, 예산정책도 중요한 정책수단이다. 과거 정부에서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복지지출이 참여정부에 와서 대폭 강화되었다. 소득이 높아지면 복지예산 증가는 자연스러우나, 수준의 문제이다.

경제가 호황기일 때면 무리해서 복지지출을 늘릴 수 있다. 그러나 경제가 어려울 때 복지 지출을 늘리는 것은 정부가 성장에 도움은 주지 못할망정, 성장을 방해하는 것이다.

복지지출의 확대는 반드시 복지구조의 개혁을 전제로 해야 한다. 정부 돈이란 수혜자 입장에서는 공짜이므로, 항상 죽을 소리를 하면서 더 요구하게 된다. 그래서 복지지출은 본질적으로 낭비적 요인을 내포하고 있으며, 또한 수혜자의 일할 의욕을 억제하므로, 지출액도 문제이지만 놀자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경제적 손실이 더 문제이다.

그래서 생산적 복지라는 용어가 생긴 것이다. 우리의 복지 지출은 너무 외형적 팽창에만 몰두해 있다. 마치 10% 이상 되면, 정부가 국민복지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고 과시하는 듯하다.

복지구조의 개혁은 이해 당사자들의 강한 반발로 인해, 정치적으로 매우 위험한 투자이나 경제적으로는 효율적인 복지지출구조를 구축하기 위한 선결조건이다.

그러나 구조개혁의 투자는 하지 않고, 외형팽창적 예산구조에 치중하고 있다. 한가지 예만 들자. 보육정책은 정부 수립 이후 가장 큰 패러다임 변화를 겪고 있다. 저출산 해소 및 여성의 노동공급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시장에 개입해야 할 시점은 맞다.

그러나 수요자들의 다양한 수요를 무시하고, 정부 주도로 획일적인 보육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보육지출을 계획하고 있다. 양질의 보육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분명히 존재하지만, 보육산업이 활성화되지 못하도록 가격과 영리법인 시장 진입에 대해 초강도 규제를 하는 대신, 정부 지출로 공평한 배분만을 하겠다는 것이다.

참여정부의 정책목표는 자주, 형평, 복지, 균형이며 이를 실현하기 위해 국방, 교육, 지역균형발전에 많은 예산이 잡혀져 있다. 그런데 국민들이 느끼는 편익은 무엇인가. 국가안전에 대한 불안감, 평준화된 싸구려 교육이 우리 정부의 계산서이다.

비용은 모두 국민들이 부담한다. 내년도 국민 1인당 세금부담액이 383만원으로 올해보다 20만원 증가한다. 세금이 무서운 이유는 국민들에게 일할 의욕을 잃어버리게 하기 때문이다.

383만원의 세금을 부과하면, 눈에 보이지 않는 의욕 상실의 비용이 800만원이 된다는 연구가 있다. 정부 재정정책의 두가지 수단인 예산정책과 조세정책 어느 것도 국민들이 신바람나게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없다.

현진권ㆍ아주대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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