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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 등친 거물브로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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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 등친 거물브로커

입력
2006.10.01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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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큰 물에서 놀던 사람이 서민들을 협박해 푼돈을 뜯고 다녔다니 어이가 없었다.”

8월 피의자 도승희(64)씨를 조사하던 경찰은 깜짝 놀랐다. 조사를 받던 도씨가 “내가 누군지 아느냐”며 큰소리를 치는가 하면 유명 국회의원과 정치인 이름을 줄줄이 대며 친분을 과시했다.

경찰은 도씨의 이력에 또 한 번 놀랐다. H 전 국회의장 개인비서 출신이자 모 신문사 전 회장인 도씨는 2002년 ‘이용호 게이트’ 당시 이미 ‘거물 브로커’로 널리 알려졌던 인물이었다. 도씨는 당시 G&G그룹 이 회장에게서 검찰의 수사 무마 명목으로 8,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철창 신세를 졌다. 이씨는 대학 정원을 늘려달라는 청탁과 사업 인ㆍ허가와 관련해서도 수억 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수감된 적이 있었다.

경찰은 도씨의 ‘화려한’ 경력 때문에 처음에는 평범한 서민에게서 수백 만원을 뜯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 소재 주상복합 빌딩에 거주하던 도씨는 지난해 4~6월 관리사무소 경비원들이 공사장 차량 주차비를 받지 않는 대신, 40만원을 받아 회식비로 사용한 사실을 알게 됐다.

도씨는 빌딩 관리소장인 김모(46)씨를 협박해 돈을 뜯어내기로 마음 먹고 “500만원을 주지 않으면 입주민에게 폭로해 관리소장직을 그만 두게 하겠다”고 협박했다.

“힘있는 정치인도 많이 알고 신문사 회장이니 너 하나 자르는 것쯤은 식은 죽 먹기”라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실제로 김씨의 휴대폰에는 정치인들은 물론, 유명 대기업과 대형병원에 수 차례 통화한 기록이 남아 있었다. 도씨는 잔뜩 겁을 먹은 김씨를 협박해 올해 4월까지 3차례에 걸쳐 600만원을 뜯어 냈다.

서울동부지법 형사3단독 주정대 판사는 1일 도씨에 대해 공갈죄를 적용, 징역 1년을 선고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강철원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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