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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행 주부의 추석 장보기 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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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행 주부의 추석 장보기 동행

입력
2006.10.01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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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또 얼마나 올랐을까'

추석은 다가오지만 주부들의 어깨는 무겁다. 지갑은 얇아졌는데 값은 비싸 졌고, 그렇다고 차례상을 싸구려나 중국산으로 채우기는 찜찜하고….

올 차례상 물가를 살펴보기 위해 지난 1일 주부 황진행(54)씨의 장보기에 동행했다. 4가족 13명 식구의 명절을 준비해야 하는 황 씨는 이날 재래시장(서울 중앙시장), 할인점(롯데마트), 백화점(롯데백화점)을 각각 둘러보며 대체적인 비용을 계산해봤다.

황 씨가 조사한 품목은 쇠고기, 고사리, 배, 밤, 당면 등 모두 10가지 품목. 매장에 따라 가격차가 가장 큰 품목은 갈비찜용 소고기와 송편이었다. 갈비 3대(2.4kg)를 준비할 경우 재래시장은 5만2,000원에도 가능했지만, 할인점은 3배에 가까운 14만6,000원이 필요했다. 백화점에선 이보다 훨씬 비싸 18만4,800원을 들었다.

맞춤용 송편도 가격차이가 컸다. 재래시장의 경우 6,000원이면 1㎏의 송편을 장만할 수 있었지만 할인점에선 8,900원이 들었다. 백화점은 1만5,000원은 줘야 이 정도 송편을 마련할 수 있었다.

밤도 재래시장에선 한 되에 4,000원이면 OK. 하지만 할인점은 7,900원, 백화점은 8,600원이 들었다. 조기 역시 재래시장에선 2,000원짜리(부세), 할인점도 최저 2,700원짜리를 팔았지만 백화점에선 아무리 씨알이 작아도 1만원 밑은 없었다. 다만 사과나 배는 종류가 다양한 할인점이 재래시장보다 더 저렴한 경우도 있었다.

이들 10개 품목으로 차례상을 차릴 경우 재래시장에선 최저 10만1,500원으로 준비가 가능했지만, 할인점은 2배 가량인 21만4,600원, 백화점은 재래시장의 3배에 육박하는 30만2,300원이 들었다. 할인점이 생각만큼 크게 저렴하지는 않은 셈이다.

세 곳을 꼼꼼하게 둘러본 황 씨는 "가격 차이 만큼이나 품질차도 큰 것 같다"고 말했다. 고사리와 숙주의 경우 재래시장은 90% 이상이 중국산이나 북한산이었고, 조기 대용품인 부세 역시 모두 중국산이었다.

재래시장이 '외국산 싸구려 시장'으로 전락되는 느낌도 줬다. 황 씨는 "재래시장에서 준비하면 비용은 아낄 수 있지만 품질저하를 각오해야 할 것 같다"며 "개인적으론 할인점을 이용해 차례상 준비하는 것이 가장 무난할 것 같다"고 말했다. 황 씨는 이어 "가격이 폭등한 것은 없지만 몇몇 품목을 제외하곤 전반적으론 작년보다 꽤 비싸진 것 같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추석이 지난해보다 20일 정도 늦어 출하량이 늘어난 과일과 나물류의 가격이 내림세를 보였다"며 "반면 생선은 수입이 작년보다 크게 줄어 값이 센 편"이라고 말했다.

이왕구 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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