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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전방 '가상풍경'/ 로봇戰士 "적 1개소대 섬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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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전방 '가상풍경'/ 로봇戰士 "적 1개소대 섬멸했습니다"

입력
2006.09.29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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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용병’이 전쟁을 대신 치른다는 말은 더 이상 영화나 소설 속의 이야기가 아니다. 미국은 이미 중동 각지의 전장에 경계용 로봇을 실전 배치했다. 또 무인차량과 무인항공기(UAV)를 이용한 실전경험을 쌓아가고 있다. 우리 국군도 각종 무인전투체계, 즉 국방로봇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로봇 기술의 현주소를 바탕으로 미래 국방로봇의 활약상을 가상으로 그려봤다.

2012년 9월30일 밤11시, 중부전선의 최전방 감시초소(GOP). 상황병과 당직사관을 제외한 전 병력이 곤히 잠들어 있다. 철책선 경계를 위해 초소의 전체 병력이 교대 근무로 밤잠을 설치며 깨어있던 과거와는 판이한 전방의 밤 풍경이다.

경계병들이 투입되던 철책선에 경계로봇(사진1)이 설치된 이후 초소 상황실의 상황병과 당직사관 2명만이 로봇이 보내오는 현장상황을 스크린하며 철책을 지키고 있다.

당직사관이 뜬 눈으로 상황판을 밤새 지켜 볼 이유도 없다. 이상징후가 발견되면 자동적으로 신호음을 내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초소장은 “경계로봇 설치 후 근무병력이 크게 줄었다”며 “경계로봇이 전 철책부대로 확대 설치되면 2020년까지 병력을 50만으로 줄여도 큰 문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GOP초소가 소속된 OO사단 XX연대는 국방부가 2006년부터 추진해 처음으로 결실을 본 유비쿼터스 시범부대다. 정보기술(IT)을 국방에 도입해 모든 병력과 장비를 유무선 네트워크로 연결한 미래형 군대라는 뜻이다. 이 부대의 핵심은 무인전투체계, 즉 지능형 로봇에 있다. 그래서 로봇부대로도 불린다.

날이 밝자 부대원들은 최근 배치된 견마형 로봇(사진2)을 투입, GOP초소 남측의 산비탈에서 지뢰제거 작업을 시작했다. 현장에 등장한 다리 6개의 로봇은 마치 괴물 같아 보였지만 부대원들은 정교한 로봇의 움직임에 넋을 빼앗긴 듯했다. 로봇 담당 병사가 원격조종 장치를 작동시키자 로봇은 탐색기를 뻗쳐 지뢰 매설추정 지역으로 천천히 전개해 나갔다.

몇 분 뒤 탐색을 중지한 로봇은 머리쪽에 달린 경광등을 번쩍이며 지뢰를 탐지했다는 신호를 보내고는 천천히 지뢰지역을 빠져 나왔다. 부대원들은 이어 지뢰제거 로봇을 투입, 본격적인 지뢰제거 작업에 돌입했다.

초소장은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견마형 로봇이 조만간 경계임무에도 투입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고정식 경계로봇과 달리 철책선을 따라 움직일 수 있기 때문에 보다 효율적인 경계작전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GOP초소 남방에 위치한 대대본부에서는 이날 경전투로봇(사진3)을 이용한 대대전투 훈련에 나섰다. 차량 앞면에는 감지센서가 부착돼 있고 상부에는 K_2소총과 함께 통신할 수 있는 무선 휴대 인터넷(와이브로) 안테나가 달려있는 로봇은 흡사 작은 장갑차 모양이다.

장병들은 차량형 로봇이 훈련장의 장애물을 피해가며 적진으로 나아가는 장면에 환호성까지 올렸다. 가상 적군으로 분장한 장병들이 로봇을 발견하고 각종 화기를 집중시켰지만 로봇은 끄덕 하지 않았다.

장갑능력이 웬만한 탱크수준이라는 부대장의 설명이 돌아왔다. 적을 발견하는 데는 조금 늦었지만 1차 공격을 막아낸 로봇은 바로 대응공격에 나서 가상 적진을 무력화 시켰다. 훈련을 지휘한 대대장은 “전투 로봇이 무장만 좀 더 갖추면 1개 소대 이상의 전투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했다.

●무인정찰기 이미 운용…경계용 로봇은 2008년부터

1. 경계용 로봇

한 곳에 붙박이로 고정된 경계전용 로봇은 초보단계의 로봇이다. 형상인식 기능을 탑재해 1~2㎞의 물체를 식별할 수 있으며 암구호를 구현하고 유사시에는 탑재된 기관총으로 접근하는 이상 물체를 제압할 수도 있다. 최근 방위 산업체들이 시제품을 선보였고 육군은 이르면 2008년부터 전방부대에 실제 투입할 계획이다.

2. 견마형 로봇(개념도)

국방과학연구원(ADD)은 2012년을 목표로 감시ㆍ정찰과 지뢰제거에 사용할 견마형 로봇 개발에 나서고 있다. 주로 경사가 심한 철책이나 해안부대에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미리 정해진 프로그램에 따라 주행을 하고 장애물이 나타나면 피해 다닐 정도의 기술수준은 이미 확보하고 있다.

3. 경전투 로봇

ADD가 지난해 공개한 모형으로 개발완료까지는 5, 6년이 더 걸릴 전망이다. 현재 기술로는 단순한 장애물을 판단하고 선두 차량이나 병사를 정밀하게 따라가는 정도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실제 전투에 투입하려면 복잡한 지형지물 속에서 스스로 판단하고 주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하는데 2012년께나 가능하다.

4. 무인항공기(UAV)

국내 기술로 개발한 정찰용 무인항공기(RQ_101, 일명 ‘송골매’)로 현재 군단급에서 운용하고 있다. TV카메라와 전방관측 적외선카메라를 탑재해 주야간으로 영상 정보를 잡을 수 있고 확보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지상통제소에 전송한다. ADD는 송골매 개발의 노하우를 전투기에 접목시켜 2020년께는 무인전투기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김정곤기자 j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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