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는 27일(현지 시간) “양국 정상회담에서 한국이 레바논 (파견) 병력의 한 부분이 되려고 하는 희망에 대한 좋은 논의가 있었다”며 “한국은 곧 레바논에 조사팀을 보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힐 차관보는 이날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세미나 연설에서 “정상회담에서 이라크 상황에 관한 논의가 있었다”며 “이라크에서 한국군 주둔을 유지하는 것에 대한 한국의 지속적 약속에 관해 논의했으며, (파병) 결정은 쉽지 않았지만 노무현 대통령은 그렇게 결정했고 계속 이를 지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힐 차관보는 이어 기자들과 만나 “노 대통령이 먼저 얘기를 꺼냈다”면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노 대통령의 말을 듣고 “고맙다. 좋은 생각이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힐 차관보는 그러나 “이라크 주둔 한국군 병력을 현 수준대로 유지 또는 감축한다거나 하는 논의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정상회담에서 이라크 파병 연장에 대한 논의는 없었고, 대통령도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올 연말이 활동 만료 시한인 이라크 자이툰 부대 파병 연장 여부에 대해 “정부 방침은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한미 정상간에 한국군의 레바논 파병 문제가 논의됐다는 발언에 대해서도 “다른 외교 경로를 통해 논의가 있었을 수 있지만 정상회담에선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정부는 유엔의 레바논 평화유지군 파견 요청에 따라 빠르면 내달중 현지 조사단 파견 방침을 정하고 레바논측과 일정을 협의중이며, 이 같은 입장을 외교경로를 통해 미국측에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고태성특파원 tsgo@hk.co.kr이동국기자 eas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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