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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 한가위를 즐겁게 - 고향길 옆으론 온통 가을 "쉬다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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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 한가위를 즐겁게 - 고향길 옆으론 온통 가을 "쉬다 가세요"

입력
2006.09.29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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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찌감치 시작된 추석 연휴. 조급한 남편이 슬쩍 떠본다. “연휴가 벌써 시작됐는데, 며칠 일찍 고향에 내려갈까?” 금새 싸늘해지는 아내의 눈초리. 이럴 때 “지난 휴가 때 당신이 가고 싶어했던 곳 말이야. 내려가면서 거기도 구경하고, 뭐하면 하루 이틀 거기서 자면서 맛있는 것도 먹고….” 라고 제안하면. 시댁으로 향하는 아내의 마음이 한결 가볍고 행복해질 것이다. 여유 있는 연휴, 쉬고 놀고 먹으면서, 고향 가는 길을 즐겁게 꾸며보자. 가을에 특히 아름다운 서해안고속도로와 중앙고속도로 주변의 들를만한 명소를 추려본다.

# 서해안 고속도로

서해안 고속도로는 ‘가을 고속도로’다. 어느 고속도로보다 일찍 가을과 만난다. 그 주제는 ‘풍요’다.

서해대교를 넘으며 처음 만나는 곳이 안면도. 홍성IC에서 빠져 천수만 방조제 위로 난 길을 달리면 안면도다. 연도교를 지나 안면도에 들면 일단 정지. 오른쪽으로 ‘백사장 해수욕장’이란 이정표가 보인다. 천수만의 가을 진객 ‘대하’가 이 곳에 집합한다. 30일부터 10월 15일까지 백사장 대하축제가 열린다. 현장에서 먹는 것도 좋지만 한 보따리 얼음에 재워 챙기는 것도 잊지 말 것. 안면도는 낙조의 섬이다.

밤을 이 곳에서 지내는 것이 좋다. 펜션이 이 섬의 주된 숙박시설인데 아직 예약되지 않은 방이 많다. 대부분 펜션에 바비큐 시설이 있다. 낙조를 바라보며 먹는 대하 바비큐. 아내에게 주는 명절 보너스다. 다시 서해안 고속도로로 가려고 온 길을 되돌아갈 필요가 없다. 안면도 종단 드라이브를 즐긴 후 남단 영목항에서 대천항으로 가는 배가 탄다. 차도 실을 수 있다. 배를 타고 길을 질러가는 방법이다. 안면도 안내 www.anmyon.net

진짜 가을의 풍요를 보려면 김제IC에서 슬쩍 빠진다. 한반도에서 유일하게 지평선을 볼 수 있는 곳이 김제이다. 흙빛 지평선이 아니다. 금빛 벼이삭이 파도 치는 호남평야다. 벽골제, 광활리, 망해사와 심포갯벌 등이 눈을 아득하게 하는 곳이다. 김제관광사이트 rice.egimje.net

김제를 지나면 부안이다. 변산반도가 오른쪽으로 보인다. 수만 권의 책을 쌓아놓은 듯 아름다운 채석강, 전나무숲길의 향기로움을 지닌 내소사가 1순위. 산을 좋아한다면 내변산 트레킹을 하는 것도 좋을 듯. 가을빛을 머금은 직소폭포가 아름답다. 곰소염전과 이웃한 곰소 젓갈시장에 꼭 들를 것. 서해안의 진한 맛과 향의 젓갈이 모두 모인다. 시댁 뿐 아니라 친정 엄마의 추석 선물을 고른다. 곰소염전 인근 식당의 간장게장도 별미. 부안군청 www.buan.go.kr

다음은 선운사로 유명한 고창이다. 선운사의 명물은 겨울과 초봄에 피는 동백. 지금은 꽃무릇(상사화라고도 한다)이 절정이다. 스님들은 “추석 연휴 내내 꽃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고창의 풍천장어를 빼놓을 수 없다. 며칠 힘든 일을 할 아내. 영양과 에너지 충전으로 이만한 것이 있을까. 고창군청 gochang.go.kr

영광에서 제사상에 올릴 굴비를 고른다. 굴비로 유명한 법성포 인근에 ‘무지하게’ 넓고 아름다운 해변이 있다. 구시포해변이다. 물이 빠지면 호남평야가 따로 없다. 사람이 몸을 움직이면 갯벌 전체가 들썩거린다. 갯벌을 뒤덮은 손톱만한 게들이 인기척에 한꺼번에 움직인다. 아이들이 정신을 잃고 뛰어다니는 세상이다. 영광군청 yeonggwang.go.kr

# 중앙고속도로

춘천에서 부산까지 이어지는 중앙고속도로는 우리나라 내륙의 가을을 관통하는 길이다. 시절에 맞게 색깔이 붉으스름해졌다. 충북의 단양과 경북 영주시, 안동시 등이 이 고속도로변에 있는 여행의 명소들이다.

소백산 국립공원과 충주호를 중심으로 한 단양은 대한민국 내륙의 관광 1번지이다. 지난 장마 때 거의 쓸려갈 뻔했던 도담삼봉을 비롯한 단양 8경, 찬바람을 맞아 한층 맑아진 충주호의 가을 물빛과 함께 하는 유람선 여행 등이 유혹적이다. 잠깐 충주쪽 샛길로 들어서면 청풍문화재단지와 청풍호변공원, 수안보 온천에 이르는 ‘충주호 종합 관광 세트’를 즐길 수 있다. www.danyang.go.kr

영주의 으뜸 명물은 부석사이다. 고속도로에서 조금 떨어져 있지만 부석사로 가는 길의 사과 과수원과 물들어가는 산빛에 결코 지루함을 느낄 수 없다. 가을 부석사의 명물은 황금 카페트처럼 깔린 은행나무 낙엽. 아직 낙엽이 깔릴 정도는 아니지만 이제 색깔을 바꿔가는 은행나무의 모습도 만만치 않다.

무량수전 오른편 언덕에 서서 파도처럼 밀려오는 백두대간의 능선을 바로보는 맛도 좋다. 인근 봉화에서는 29일부터 10월 2일까지 봉화송이축제가 열리고 영주시 풍기에서는 29일부터 10월 3일까지 풍기인삼축제가 펼쳐진다. 궁합이 잘 맞는 특산물이다. 시댁 어르신께 드릴 선물로 ‘딱’이다. www.bonghwa.go.kr

지난 몇 년 동안 안동은 경북의 대표적인 관광지가 됐다. 전통한옥마을인 하회마을의 힘이 컸다. 그러나 안동은 하회마을 외에도 추상 같은 기상이 서려있는 유교 문화재들이 많은 곳이다. 돌아다니며 겉핥기만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한 곳을 선택해 한나절이나 하루를 그 향기 속에 머무는 것. 명절과 제사를 앞두고 조상에 대해, 우리 문화에 대해 깊은 생각에 잠길 수 있도록 해 줄 것이다.

영주 인근의 예천으로 잠깐 들어가며 멋진 풍광을 볼 수 있다. 예천군 용궁면 회룡포이다. 우리나라 물돌이동 중 가장 잘 생긴 마을이다. 인근 용궁사에서 푸른 가을하늘 아래 펼쳐진 물방울 모양의 회룡포를 감상할 수 있다. www.andong.go.kr

글ㆍ사진 권오현기자 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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