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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제조업 '아베號경보'

입력
2006.09.27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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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아베 신조 총리가 이끄는 일본 경제가 한국의 제조업을 궁지로 몰아넣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아베 총리가 환율, 금리, 기업규제 등 경제정책 전반에서 전임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보다 더 강력한 친기업적 정책을 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26일 재계와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자동차 전자 조선 철강 석유화학 등 제조업 전반에 걸쳐 아베 시대 일본 기업의 수출경쟁력이 이전보다 훨씬 강화될 전망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이날 내놓은 '아베 정권의 출범과 일본경제' 보고서에서 아베 정권은 외교ㆍ안보정책보다는 경제정책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으며, 강력한 성장우선주의 경제정책을 펼 것이라고 분석했다. 구본관 수석연구원은 "아베 총리는 연간 성장률 목표를 고이즈미 때(2.2%)보다 0.8%포인트나 높은 3%로 잡고 있다"고 소개했다.

아베 정권의 친 기업적 색채는 저금리와 엔화 약세 정책으로 구체화할 전망이다.

연구소는 "아베는 총리 당선 이전부터 기업부담 완화를 위해 일본 중앙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에 반대했으며, 기업의 수출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엔화 강세에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고 설명했다.

이영주 수석연구원은 "이미 원ㆍ엔 환율이 국내 기업이 감당하기 힘든 100엔당 810원선 이하로 떨어졌으나, 아베 정권 출범으로 연말까지는 원ㆍ엔 환율의 추가 하락 가능성이 높다"며 관련 기업에 대응책 마련을 주문했다. 원ㆍ엔 환율이 떨어지면 외국에서 팔리는 한국 제품의 일제 대비 가격이 그만큼 높아져 한국 수출기업은 큰 타격을 입게 된다.

실제로 수출 현장 곳곳에서는 일본 기업의 파상적인 가격 공세가 이뤄지고 있다. 현대ㆍ기아자동차는 세계 전역에서 가격인하 전쟁에 직면하고 있다.

토요타는 올해 하반기 미국에서 소형차 야리스 가격을 현대 베르나보다 1,200달러 가량 싸게 책정했다. 상반기까지만 해도 야리스는 베르나보다 700달러 가량 쌌으며, 지난해말에는 현대 베르나가 오히려 토요타의 소형차(에코)보다 200달러 가량 가격이 낮았다.

인도에서는 토요타가 대당 600만원 짜리 최저가 차량 판매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정몽구 현대차 회장이 직접 나서 대응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전자업계도 비슷한 상황이다. 일본 샤프전자가 삼성ㆍLG전자 제품보다 가격이 30% 저렴한 LCD TV를 미국에서 출시했다. 샤프전자는 올해 8월 8세대(2,160×2,460㎜) LCD 라인을 가동, 크기 경쟁에서도 앞서 나가고 있어 자칫 'LCD TV 세계 1위' 자리까지 위협 받는 상황이다.

또 일본에 자동차용 강판을 공급하는 포스코도 엔화 약세로 수익성이 크게 떨어졌으며, 일본 철강업체의 저가 공세로 동남아 시장에서의 수익성도 떨어지고 있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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