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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듀! 남산 동·식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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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듀! 남산 동·식물원

입력
2006.09.27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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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민들의 주요 나들이 장소였던 남산 동ㆍ식물원이 헐리고 녹지로 바뀐다.

서울시는 동ㆍ식물원 노후화와 서울성곽 복원에 따라 10월 1일부터 남산 식물원과 소동물원을 철거, 연말까지 녹지로 복원할 예정이라고 27일 밝혔다. 남산식물원(826평)과 소동물원(112평), 분수대 철거부지를 포함한 이 일대 2,000여 평에는 잔디와 소나무, 느티나무, 생강나무, 철쭉 등 6종, 3,000여 그루의 나무가 심어져 녹지로 복원되고 산책로도 조성된다.

시는 또 철거 전 동ㆍ식물원의 모습을 동판으로 남겨 시민들이 이곳의 역사를 떠올릴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여기에 있던 동ㆍ식물들은 서울대공원이나 인천대공원, 진주동물원, 어린이대공원 등으로 보금자리를 옮기고, 공작, 앵무새 등 비교적 키우기 쉬운 조류는 서울시내 초등학교 등에 새 둥지를 마련하게 된다.

현재 식물원에는 관엽식물관, 다육식물관, 선인장관으로 나뉘어 617종 6,877본의 식물이, 동물원에는 27종 96마리의 동물이 있다.

원래 남산식물원 자리는 일제가 서울성곽을 철거하고 한국인들에게 신사참배를 강요하기 위해 1918년 조선신궁을 축조했던 곳이다. 그러다 광복 이후인 1968년 이 자리에 남산식물원 1호관이 건립됐다. 이 때는 주로 메디아소철, 야자류 등 베트남전 참전 군인들이 현지에서 보낸 열대식물들이 전시됐다.

그로부터 3년 뒤인 1971년 재일교포 김용진씨가 전세계 30개국에서 수집한 208종 1만7,800여본의 선인장류와 분재, 철쭉류를 기증하면서 2∼4호관이 증축됐다. 동물원도 같은 해 개관했다. 식물원 2호관 증축 과정에서 지진, 전쟁 등 유사시 신궁의 위패 보관을 위한 대피소 입구가 발견돼 이 자리가 조선신궁터였다는 것이 확인되기도 했다.

그러나 남산 동ㆍ식물원은 복원될 옛 서울성곽 자리 위에 있는데다 남산의 산세와 경관을 해치는 ‘부적격 잠식시설’로 분류돼 1990년 이미 철거가 결정됐었다. 이후에도 내구연한이 다 할 때까지는 남겨둬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돼 지금까지 유지됐으나 시설이 낡고 수도권 지역에 다양한 레저ㆍ교육시설이 속속 등장함에 따라 2003년 이후 관람객수가 20만명 이하로 급감, 이번에 완전 철거되게 됐다.

고성호 기자 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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