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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도심 '짜증 집회'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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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도심 '짜증 집회' 그만

입력
2006.09.27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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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익 주장 중요하죠. 근데 꼭 휴일마다 남에게 불편을 끼쳐야 하나요.”

회사원 이모(32ㆍ서울 동대문구 회기동)씨의 불만이다. 그는 주말과 휴일엔 아예 도심에 나가지 않는다. 17일 오후 임신한 부인과 함께 종로에 갔다가 낭패를 당했다. “동대문부터 차는 아예 가지 않는데 아내는 복통을 호소하는 거예요. 나중에 보니 종로에서 거리행진을 하더군요. 얼마나 화가 나던지….” 그는 아직도 분이 안 풀리는지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집회 내용(전국노동자대회)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 그는 되려 물었다. “누가, 무엇을 주장하는지 모르고 짜증만 나게 하는 집회라면 이미 의미를 상실한 것 아닙니까.”

주말과 휴일 대규모 도심집회와 거리행진이 정기행사처럼 돼버렸다. 문제는 차로까지 나선 집회 행렬로 인해 심각한 교통체증이 빚어진다는 것. 시민들은 집회의 중요도는 따지지 않고 시위대, 심지어 경찰까지 싸잡아 감정적인 비난을 하고 있다. 주의 주장을 널리 알리기 위해 열리는 대규모 집회가 부작용을 낳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경찰청은 심각한 교통불편을 일으킬 염려가 있는 대규모 도심집회를 금지토록 하는 ‘집회ㆍ시위 현장조치 강화지시’를 각 지방경찰청과 일선 경찰서에 하달했다고 27일 밝혔다.

대규모 도심집회 신고가 들어오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집회금지 통고를 하는 방안이다. 시위대의 도심 거리행진을 허용하더라도 신고된 차로를 준수토록 하고 이를 어기면 1차 경고 후 차로 준수를 유도하되 불응하면 사진으로 증거를 남겨 사법처리하기로 했다.

경찰은 또 불법 집회ㆍ시위에 대해선 검거 전담부대를 전진 배치해 불법행위를 저지르는 참가자를 현장에서 검거한 뒤 전원 즉심에 회부하거나 입건키로 했다.

고찬유 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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