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고고도 무인정찰기(UAV) ‘글로벌 호크’등 첨단 군사장비를 한국에 판매하지 않으려는 것은 한국군의 전력이 한반도 밖으로 확대되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미 국제정보 분석 및 예측 기업인 ‘스트래트포’는 22일자로 홈페이지에 올린 ‘한국군 미래에 대한 재고’라는 보고서에서 “미국은 한국이 군사적으로 취약성을 유지, 미군에 종속된 형태로 미군이 공세적 작전을 수행할 때 미군의 협력자이기를 기대하는 반면 한국은 경제력 신장을 토대로 자체 군사력 강화를 희망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또 한국의 군사 전략가들이 이미 북한을 넘어서 통일 이후의 지역안보까지 고려하고 있다면서 한국은 북한의 공격을 저지하는데 머물지 않고 중ㆍ일간 균형을 유지하는 역할은 물론 중ㆍ일의 독자적 위협에도 대처하고 중동에서 말래카 해협을 통해 한국에 이르는 해상수송로 안전까지 확보하려 한다고 분석했다. 이 경우, 미국은 또 다른 동맹인 일본에 미칠 영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스트래트포는 내다봤다.
보고서는 한국 정부가 작전 반경이 5500㎞에 이르는 글로벌 호크를 구입하면 한국군이 일본 전역과 중국 대부분의 지역까지 정찰할 수 있기 때문에 미국은 이를 한국에 판매하지 않을 것으로 예견했다. 한미 양국은 25일부터 이틀간 워싱턴에서 연례 ‘방위산업 및 기술협의회(DTICC)’를 열어 글로벌 호크 구매 문제를 포함, 방위산업 협력 방안 등을 협의했다.
한편 뉴욕타임스는 25일 이라크와아프가니스탄에 미 육군 전력의 상당
부분이 묶이면서 한반도 등에서 예상치 못한 위기 발발 시 즉각 투입할 수
있는 전력이 부족한 상태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라크와 아프간에 너무
많은 병력이 파견됐기 때문에 추가 국제분쟁에 대응능력을 완전히 갖춘 육
군 정규병력은 2, 3개 전투여단의7,000~1만명 정도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한반도 유사시 대응 임무를 맡고있는 제3보 병사단 릭 린치 사단장은 매월 사단 참모들로부터 한반도 위기시 준비태세에 대한 질문을 받는다면서 4개 여단 가운데 2개 여단이 장비부족 등의 문제가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워싱턴=고태성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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