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법원이 25일‘라이트(light)’ 또는 ‘라이츠(lights)’ 문구를 사용한 담배를 구입한 소비자들은 모두 담배회사를 상대로 한 집단 손해배상 소송의 당사자가 될 수 있다고 판결, 최대 2,000억달러에 달하는 초대형 송사가 벌어지게 됐다.
뉴욕 브루클린 연방지법의 잭 와인스타인 판사는 2004년 8명의 흡연 피해자들이 ‘말보로’제조업체인 필립 모리스 등 미 담배회사를 상대로 낸 소송의 판결에서 ‘라이트’담배를 산 사람은 누구나 소송에 참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소송에 ‘집단 소송’의 지위를 부여한 것이다.
1970년대 초부터 나온 ‘라이트’담배를 구입한 소비자는 30여년간 대략 6,000만명에 이르고 담배회사가 이를 통해 얻은 이득은 1,200억~2,00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소송을 낸 바버라 슈워브 등 흡연 피해자들은 이 이득을 전액 배상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슈워브 등은 소장에서 “담배회사들은 ‘라이트’문구를 사용한 담배가 일반 담배보다 더 안전하고 중독성이 약한 것처럼 보이도록 했으나 담배회사 자체 자료에도 두 종류 담배의 독성에는 차이가 없었다”면서 “명백한 소비자 기만행위”라고 주장했다. 이들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담배 소비자의 90%이상이 ‘라이트’라는 문구 때문에 그 담배를 구입했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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