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 업계에 한 글자 이름짓기가 유행이다. 휴대폰 요금제나 인터넷 서비스 등에서 시작된 한 글자 바람이 최근 들어 IT제품 전반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LG전자의 이동 멀티미디어기기 브랜드는 '앤'(&). 이 말 속엔 MP3와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휴대용멀티미디어단말기(PMP) 등의 다양한 융합을 의미하는 '앤드'(and), 젊은층들 사이에 애인의 줄임말로 쓰이는 '앤', 그리고 즐긴다는 의미의 '엔조이'(enjoy) 등이 함축되어 있다.
12월께 정식 출시될 닌텐도의 차세대 콘솔게임기는 '위'(Wii)다. 영어로 '우리'를 뜻하는 'We'와 발음이 같아, 2명의 사용자가 함께 게임을 즐기는 모습을 상상하게 만든다. 또 국내 MP3플레이어 업체인 아이옵스는 최근 저렴한 가격의 MP3플레이어 '격(格)', '수(秀)', '작(作)'을 잇따라 선보이기도 했다.
불모지나 다름없던 한 글자 브랜드 시대를 개척한 곳은 이동통신업체들이다. 팅(Ting), 준(June) 등 한 음절 브랜드를 앞세워 파격적인 마케팅을 선도했던 SK텔레콤은 최근 새 한 글자 브랜드 'T'를 선보였다.
T는 통신(Telecom), 기술(Technology), 최고(Top), 신뢰(Trust) 등을 의미한다. SK텔레콤측은 주 타깃계층인 젊은 세대가 짧고 함축된 단어를 좋아한다는 점에 착안해 이같이 브랜드 명을 정했다고 밝혔다.
계열사인 SK커뮤니케이션 역시 포털사이트 네이트닷컴(www.nate.com)의 이용자제작콘텐츠(UCC) 서비스 '통'(tong.co.kr)을 올해 초 개시했다.
박시범 LG전자 마케팅팀 상무는 "최첨단 IT제품들의 미니화, 슬림화 추세속에 상품명 또한 짧고 간결해지고 있는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라며 "부르거나 기억하기 쉬운데다 직관적 이미지를 선호하는 젊은 층의 성향과 일치해 IT업계에서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준모 기자 moonj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