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강문화산업대학 중국IT비즈니스학과의 권태준(37) 교수는 '발로 뛰는 교수님'으로 유명하다. 그는 지난해 말 학생들의 취업을 위해 중국까지 건너가 다국적 기업인 HP와 중장기적인 독점 인력공급 계약을 맺었다.
이에 따라 40명 정원의 중국IT비즈니스 학과 학생중 34명이 매년 다롄(大連)에 위치한 HP 글로벌 솔루션 센터에 자동 취직하게 된다.
권 교수는 "요즘처럼 청년 실업이 심각할 때에는 가르치는 것만으로 교수의 책임이 끝나지 않는다"며 "학생들이 사회에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HP의 취업기회도 스스로 뚫었다.
그는 2004년 다롄의 뉴소프트대학과 유학생 연수프로그램 협의차 중국을 방문했을 때 공식일정 틈틈히 주변의 다국적 정보기술(IT) 기업들을 방문하고 다녔다.
이 과정에서 한국과 일본에 위치한 기술상담센터를 철수해 2005년 말부터 중국에서 600명 규모로 통합 운영하려던 HP 담당자를 만나게 됐고, 장기간 수 차례 면담 끝에 학생들의 취업기회를 만들게 됐다.
덕분에 한국 학생들은 HP 글로벌 솔루션 센터에서 중국, 일본인들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일하게 됐다. HP의 IT제품을 사용하는 기업 고객들의 기술상담을 맡게 될 학생들은 중국인들보다 3~4배 이상 높은 월급과 중국 근무 수당을 별도 지급받고 있다.
여기에 매일 2시간씩 중국어, 영어 등의 외국어 무상 교육을 받는다. 권 교수는 "중국은 생활비가 국내의 5분의 1수준이어서 취업 학생들의 소득 효과는 실 수령액의 2배 이상"이라며 "주거 역시 30평대의 현지 최고급 아파트를 3명씩 공동으로 빌려서 생활한다"고 설명했다.
다행히 지난해 말 1차로 취업한 학생들의 평가가 좋은 편이다. 권 교수는 "한국 학생들은 근면하고 잘 어울려 대인관계가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며 "청강대생들이 성과급도 제일 많이 받고 내년쯤에는 팀장도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2년 정도 영어로 현지근무를 하게 되면 어학과 함께 중국 사정을 잘 아는 전문가로 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 교수는 방학을 이용해 중국어와 HP에 맞는 주문식 기업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학생들은 '준비된 직장인'교육을 받는 셈. 취업 후 빠른 적응력도 여기서 나오는 것 같다. 그는 "기업에서 원하는 조건의 인력을 미리 양성하는게 핵심"이라며 "HP계약을 계기로 중국 IT비즈니스 학과도 신설하게 됐다"고 밝혔다.
권 교수는 미국 워싱턴 주립대에서 경영정보학을 전공하고 1997년부터 5년 동안 IT벤처기업을 운영한 경험을 갖고 있다.
권 교수는 앞으로 HP 뿐만 아니라 다양한 다국적 기업에 학생들이 취업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생각이다. 그는 "내년에는 타대학 출신들도 1년 동안 청강산업대에서 교육을 받고 1년은 중국 뉴소프트 대학에서 공부한 뒤 2년 동안 HP 글로벌 솔루션 센터에서 근무하는 '2+2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HP와 협의중"이라며 "앞으로 HP에 취업하게 될 한국 학생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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