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와의 전쟁’에서 숨진 미군이 9ㆍ11테러 희생자 수를 돌파했다. 그러나 이라크 주둔 미군 병력 수요가 크게 늘어나 당분간 철군은 물 건너간 상황이어서, 미군 사망자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올해 말쯤에는 이라크에서 일부 철군할 수 있을 것이라던 지난해 말 예측은 완전히 빗나간 셈이다.
AP통신이 23일 미 국방부 발표를 토대로 집계한 바에 따르면 22일까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숨진 미군은 모두 2,973명으로 9ㆍ11테러 희생자와 정확히 일치한다. 이라크전에서는 2,696명, 아프간전에서는 278명의 미군이 숨졌다. 또 두 곳을 제외한 해외 지역에서 반(反)테러 임무로 숨진 미군도 57명으로, 이를 합치면 ‘테러와의 전쟁’ 중 숨진 미군은 3,000명을 넘었다고 AP통신은 분석했다.
문제는 이라크 상황이 점점 악화하고 있다는 점. 존 아비자이드 미 중부군 사령관은 지난 주 워싱턴에서 “현재의 병력 수준이 내년 봄까지는 지속돼야 한다”며 병력을 오히려 더 늘릴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뉴욕타임스는 이와 관련 이라크와 아프간에서의 미군 병력 수요가 예상치를 훨씬 넘었다면서 미군과 국방부 고위층이 최근 주(州)방위군과 예비군을 현재보다 더 많이 해외로 파견하는 방안에 대해 의논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주 방위군은 2년 간 해외 근무를 하면 5년 동안 자국에서 근무해야 하는 규정이 있다. 이미 상당수의 주 방위군이 해외 근무를 마치고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기 때문에 재파견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