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가 이렇게 멋진 스포츠인 줄 몰랐다.”
인구 22만의 소도시 양산시가 배구의 묘미에 흠뻑 빠졌다. 삼성화재 이형두의 왼쪽 강타가 터지자 여성팬들은 절규하듯 “형두 짱”을 외쳤다. 현대캐피탈 박철우가 관중석에 몸을 날려 공을 살려낼 때는 “어머나, 다쳤으면 어떡해”하는 탄식이 흘렀다. 하지만 곧바로 코트로 돌아간 박철우가 오른쪽 강타를 날리자 관중석은 무아지경에 빠졌다.
현대캐피탈이 한국배구연맹(KOVO)컵대회 초대 챔피언에 등극했다. 박철우(27점)가 오른쪽 강타를 펑펑 터트린 현대캐피탈이 24일 양산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결승전에서 삼성화재를 3-1(25-20 25-18 21-25 35-33)로 물리쳤다. 이로써 현대캐피탈은 2005~06 정규리그 우승(3월), 챔피언결정전 우승(4월)에 이어 컵대회까지 석권해 2006년에 나온 프로배구 우승트로피 3개를 독차지했다.
현대캐피탈이 세트스코어 2-1로 앞선 4세트. 삼성화재 브라질 용병 레안드로(28점)가 33-32에서 때린 스파이크 서브가 현대캐피탈 진영에 떨어졌다. 삼성화재 응원단의 함성이 쏟아지는 순간 심판은 현대캐피탈의 득점을 선언했다. 레안드로가 서브를 넣을 때 엔드라인을 밟았다는 판정. 순식간에 분위기는 반전됐고, 현대캐피탈은 박철우의 블로킹과 레안드로의 공격 범실을 묶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한편 여자부는 예선 2위로 결승에 오른 현대건설이 혼자서 29점을 책임진 정대영의 맹활약으로 도로공사에 3-2(21-25 16-25 25-17 25-2315-12) 역전승을 거뒀다. ‘결승전에서 2위가 이기면 재결승전을 치른다'는 규정에 따라 현대건설과 도로공사는 25일오후 2시에 우승트로피를 놓고 재격돌한다.
양산=이상준 기자 ju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