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 내달 1일 두 달 여의 독일생활을 마치고 귀국한다. 향후 행보와 여권 내 역학구도 변화에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정 전 의장은 최근 일부 의원들에게 “숲에도 길이 있듯이, 세상이 어지러워도 길은 항상 있다고 믿습니다. 길을 찾을 수 있도록 선배님이 도와주십시오”라는 내용의 친필 엽서를 보냈다. 정 전 의장은 의원들 외에도 1,000여 통 이상의 친필 엽서를 지인들에게 보냈다.
이를 두고 당내 일각에서는 여당 내에선 가장 많은 지지를 얻었던 정 전 의장인 만큼 다시 기존 세력을 본격적으로 재규합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정 전 의장계 의원들의 소모임도 잦아지고 있다. 다른 주자들의 대권행보가 가시화되는 상황에 맞춰 최소한 뒤쳐지지는 않겠다는 위기의식이 작용하는 듯 하다.
그러나 정 전 의장은 당분간 전주에 머물며 두드러지는 대외활동은 자제할 방침이다. 섣불리 움직이기 보단 정치일선으로의 전면복귀 시점을 신중하게 따지겠다는 얘기다. 한 핵심측근은 24일 “지금은 정기국회 기간이고 마땅한 활동공간이 없는 만큼 연말까지는 백의종군의 자세로 꾸준히 민심을 청취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당초 정 전 의장은 귀국 직후 백두대간을 따라 민심탐방에 나설 계획이었지만 손학규 전 경기지사 따라하기로 비쳐질 우려 때문에 실행여부는 미지수다.
박석원 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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