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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의 승부수

입력
2006.09.24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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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의 고집,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22~24일 일본 치바현 마쿠하리 메세에서 열린 세계적인 게임전시회 ‘도쿄게임쇼 2006’의 최대 이슈 중 하나는 소니가 출시할 차세대 비디오게임기‘플레이스테이션3(PS3)’의 성공 여부였다. 소니 PS3는 5월 미국에서 열린 게임쇼 E3에서 경쟁제품인 마이크로소프트(MS)의 ‘X박스360’에 비해 플레이 가능한 게임 타이틀이 공개되지 않았으며, 가격은 X박스보다 50% 가량 비싸게 책정돼 소비자들의 반발을 불러 일으킨 바 있다. 이달 초에는 부품 생산 차질로 11월로 예정돼 있던 유럽 판매를 내년 3월로 연기한다고 발표해, 유럽 사용자들의 원성을 들어야 했다. 상황이 여기에 이르자 일각에서는 PS3뿐 아니라 비디오게임의 제왕으로 군림하던 소니의 위상이 위태롭다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려는 듯 소니는 이번 도쿄게임쇼에서 몇 가지 승부수를 던졌다. 첫 번째는 가격 인하. 소니는 11월 일본에서 첫 출시될 PS3 기본형의 가격을 당초 6만2,790엔에서 4만9,980엔으로 20% 가량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또 당초 풀HD(고화질)를 구현하기 위해 필요한 고화질 멀티미디어 인터페이스(HDMI) 단자를 고급형에만 넣기로 했었으나, 기본형에도 이를 추가하기로 했다. 제품을 출시하기도 전에 가격 인하 및 사양 수정 발표를 한 것은 소니가 최근 상황에 대해 상당한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소니는 다수의 플레이 가능한 버전의 주력 게임들을 공개했다.‘버추어파이터5’, ‘파워스매시3’, ‘아머드코어4’ 등 대부분의 주력게임들이 모두 플레이 가능한 형태로 출시돼 많은 관람객들이 소니 부스로 몰려 들기도 했다. 소니 관계자는 “이번 게임쇼는 소니 PS3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자리로, 그간 사용자들의 우려를 한번에 불식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미 상당한 온라인화를 진척시킨 MS나 여성ㆍ노인 등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닌텐도와 달리, 여전히 고가의 게임기 판매에만 주력하는 듯한 소니의 전략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도 있다. 도쿄게임쇼에서 만난 데이비드 리 넥슨 대표는 “플레이스테이션이라는 폐쇄적인 플랫폼 판매에만 집착하는 소니의 전략은 다소 시대착오적인 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이제는 각 비디오게임기, PC 등 서로 다른 플랫폼 사용자들이 온라인상에서 함께 게임을 즐기는 개방적 시대이기 때문에 플랫폼보다는 게임 콘텐츠에 집중하는 것이 옳다”고 주장했다. 천양현 NHN재팬 대표 역시“현재 PS3와 같은 가격이라면, 사용자들은 차라리 게임, 인터넷, 업무 등을 모두 처리할 수 있는 좋은 사양의 PC를 구매할 가능성이 높고, 게임콘텐츠 제작업체 역시 앞으로 PC 플랫폼 게임들을 더 많이 내놓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도쿄게임쇼에서는 최근 몇 년동안 소니의 PS2용 게임 타이틀수가 항상 1위를 차지해왔으나, 올해는 573개 게임 중 PS2용 게임수가 3위(100개)로 내려앉고, PC용 게임수가 1위(127개)로 올라섰다.

이 대표는 “이미 소니는 과거 자사의 오디오테이프 플랫폼인 ‘워크맨’(Walkman)을 고집한 나머지 애플의 MP3플레이어 ‘아이팟’(iPod)에 세계 음악시장을 통째로 내준 바 있다”면서 “소니가 여전히 게임 플랫폼에만 집착한다면 현재 세계 비디오게임기 1위인 플레이스테이션 역시 2~3년 후 워크맨과 같은 신세로 전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도쿄=문준모기자 moonj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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