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지지자들이 22일 ‘TK(대구ㆍ경북) 목장의 전초전’을 벌였다. TK는 두 사람의 연고지.
박 전 대표의 팬클럽인 ‘박사모’와 이 전 시장의 ‘명박 사랑’ 회원들은 22일 대구의 한 호텔에서 열린 뉴라이트 전국연합 대구지부 결성식에서 맞부딪혔다.
수십명씩 모인 양측은 각각 행사장 입구에서 ‘박근혜 대표님 사랑합니다’와 ‘한반도 내륙운하, 이명박 파이팅’ 등 문구가 새겨진 피켓을 들고 기세를 올렸다. 하지만 서로가 상대를 자극할 만한 행동을 하지 않아 우려됐던 충돌은 없었다.
당초 회원들은 결성식 참석을 독려하는 등 본격적인 세 대결을 준비했다. 그러나 박 전 대표는 행사에 참석한 반면 다른 일정이 겹친 이 전 시장이 사전에 불참의사를 통보해 두 팬클럽의 맞대결은 전초전 수준에서 마무리됐다.
한나라당 관계자들은 이날 세 대결이 원만히 끝난 데 대해 “대선주자 간 조기경쟁 양상으로 번지지 않아 다행”이라고 안도했다. 최근 당 홈페이지 상 양측 지지자들의 상호 비방전을 놓고 과열 경쟁을 비판하는 여론이 비등하자 회원들이 더 이상의 적극 행동을 자제한 것으로 분석됐다.
뉴라이트 전국연합 김진홍 상임의장은 축사에서 “몇 주 전부터 두 주자가 온다고 요란해 내가 박 의원은 지역구가 이쪽이니 오는 것이 자연스럽고, 이 전 시장은 아니니까 안 오는 게 어떻겠느냐 연락도 했다”며 “행사 분위기가 한나라당 분위기로 안 가고 뉴라이트 분위기로 지켜져 다행스럽다”고 말했다.
양대 세력의 대결은 그러나 이제부터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7ㆍ11 전당대회를 기점으로 경쟁이 표면화한 이후 경기도당위원장 선거에서 양측이 내세운 후보들이 맞대결을 했고, 이달 말에는 인천시당위원장 선거의 대리전이 예정돼 있다.
또 박 전 대표와 이 전 시장이 최근 박정희 전 대통령을 잇따라 거론하면서 ‘박 전 대통령 저작권’ 싸움에 접어든 듯한 양상을 보이고 있고, 민주당 공조 헤게모니 경쟁조짐도 엿보인다.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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