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돼지’ 이지영(하이마트)이 막판에 날았다.
이지영은 22일 경기 여주시 자유골프장(파72ㆍ6,441야드)에서 열린 신세계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선수권대회 3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6언더파 66타를 쳐 최종합계 16언더파 200타로 2위 홍란(이수건설), 안선주(하이마트)를 2타차로 꺾고 짜릿한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이지영의 16언더파는 박세리, 안선주 등이 기록한 KLPGA 역대 54홀 최소타 타이 기록이다.
지난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인 CJ나인브릿지클래식에서 우승, 신데렐라가 된 이지영은 작년 5월 열린 한국여자오픈 우승에 이어 국내 대회 2승, 통산 3승째를 올렸다. LPGA투어에서 뛰는 이지영은 또 최근 국내에서 열린 3개 대회 연속 국내파에게 우승을 내줬던 해외파들의 자존심도 세웠다.
‘루키’ 이지영은 올해 웬디스챔피언십 준우승, 캐나다여자오픈과 세이프웨이클래식 공동 5위 등 4차례 톱10에 입상(상금랭킹 20위)하며 기대주로 자리잡았다. LPGA투어에서 장타부문 3위에 올라 있는 이지영은 동반 선수들보다 30~40야드나 더 나가는 장타를 앞세워 대역전 드라마를 연출했다.
선두인 홍란에 3타 뒤진 3위로 최종라운드에 나선 이지영은 7번홀까지 파행진을 하며 좀처럼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그러나 8번(파3), 9번홀(파5)에서 연속 버디로 상승세를 탄 뒤 11번(파5), 13번홀(파3) 버디로 홍란, 김혜정(LIG-김영주골프)과 공동선두에 나섰다. 이지영은 파5홀인 15번홀에서 버디를 잡아 단독선두로 올라선 뒤 16번홀(파3)에서 다시 버디를 보탰고, 1타차로 추격해오던 홍란이 18번홀에서 보기로 무너지면서 2타차 우승을 거뒀다.
이지영은 “올해 두 차례 출전한 국내 대회에서 부진했는데 우승해 기쁘다”면서 “1번홀 드라이버샷이 잘 맞지 않으면 그날 경기가 안 풀리는 징크스가 있는데 오늘은 특히 좋았다”고 말했다.
이틀 연속 선두를 달려 생애 첫 승을 눈앞에 뒀던 홍란은 이날 1타를 줄이는데 그쳐 자신의 최고 성적을 내는데 만족해야 했다. 선두경쟁을 벌이던 김혜정은 14번홀(파4)에서 뼈아픈 더블보기로 우승경쟁에서 멀어지고 말았다.
여주=정동철 기자 ba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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