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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인사동을 한국적 아름다움의 거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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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인사동을 한국적 아름다움의 거리로

입력
2006.09.22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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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인사동은 세계에서도 드물게 알차고 규모가 큰 전통ㆍ문화의 거리다.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는 전통문화와 최첨단의 현대미술이 공존하고 신구세대와 내외국인 함께 호흡하면서, 살아 있는 문화를 즐기는 공간이다.

그 인사동에 근년 들어 고민이 쌓여가고 있다. 국내외 관광객이 몰리는 대표적 거리이지만, 한국적인 것이 사라져가기 때문이다. 한옥 건물들은 서양식 빌딩으로 바뀌었고, 유흥업소와 싸구려 공예품이 넘쳐 나면서 문화적 정체성을 잃어가고 있다.

최근 서울시가 뒤늦게나마 인사동의 본 모습을 되찾기 위해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은 환영할 만하다. 시는 인사동에 한국문화 체험을 위한 전통문화 복합건물을 건립할 예정이다. 이 대형 건물에는 미술 전시관, 전통문화 체험관, 토산품 판매점, 예술가들의 문화 창작소, 공연장 등이 들어서게 된다.

건물 하나로 인사동 전체의 이미지가 바뀌는 것은 아닐 테지만, 전통문화 회복의 기폭제와 구심점 역할을 했으면 한다. 특히 건물 외양을 전통 한옥으로 설계해 한국적 아름다움이 깃들게 하는 점이 큰 상징이 될 것이다.

지금 인사동 분위기를 가장 흐리는 것이 상점과 거리를 점령하다시피 한 값싼 중국산ㆍ동남아산 공예품이다. 우리 공예품과 주객이 전도된 양상이다. 외국 공예품의 원산지 명시를 강력히 의무화해야 하지만, 싱가포르처럼 나라 별 판매장을 설치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또한 좌판을 단속하여 쾌적한 거리를 조성하는 대신, 요일을 정해 벼룩시장을 허용하는 것도 생각할 만하다.

주말에만 시행되는 인사동의 '자동차 없는 거리'를 평일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당국은 주민과 일반인의 여론을 정밀하게 조사하고 교통영향평가 등을 거쳐 결단을 내려야 할 것이다.

인사동이 유명해지기는 했지만, 많은 관광객이 한 번 둘러보며 싼 기념품 정도나 사는 것이 현실이기도 하다. 인사동을 더 다듬고 가꾸어, 내ㆍ외국인이 보다 긴 시간 머물며 한국적 아름다움을 누릴 수 있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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