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훈 대법원장이 전국 주요 법원을 순시한 이후 구속영장 기각률이 크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이 같은 현상이 이 대법원장의 최근 발언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22일 전국 일선 법원에 따르면 광주지법은 이 대법원장이 광주고·지법에 대한 초도순시에 나선 13일부터 20일까지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 96건 중 35건을 기각, 36.5%의 높은 기각률을 보였다. 반면 대법원장이 광주를 방문하기 전인 5∼12일에는 83건의 구속영장 중 18건이 기각돼 21.6%의 기각률에 그쳤다.
청주지법은 이 달 들어 20일까지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 138건 중 43건을 기각, 31.1%의 기각률을 기록했다. 이는 올 1월부터 8월말까지 879건이 청구돼 146건을 기각, 16.6%의 기각률을 보인 것과 비교해 거의 배에 이른다.
서울중앙지검이 법원에 청구한 구속영장에 대한 기각률도 지난달 17.7%에서 이 달 24.9%로 크게 높아졌다.
이에 대해 일선 법원 관계자는 “피의자 인권보호와 불구속 재판원칙에 입각해 영장발부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했기 때문”이라고 밝혔으나 검찰 일각에서는 “수사를 하지 말라는 거냐”는 불만의 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청주=한덕동 기자 dd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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