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이나 노트북 배터리의 과열과 폭발을 막을 수 있는 기술이 국내에서 개발됐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20일 금속절연체 전이현상(MIT, Metal-Insulator Transition)을 이용해 휴대폰이나 노트북 배터리의 과열을 막을 수 있는 폭발방지소자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금속절연체 전이란 금속이 전기가 통하지 않는 부도체로 바뀌거나 그 반대가 되는 현상을 말한다. 연구개발을 담당한 테라전자소자팀 김현탁 박사는 "부도체에 열이나 전기적 자극을 가해 도체로 바꾸는 '홀 드리븐 이론'을 창안했다"며 "이를 적용한 폭발방지 소자를 개발해 MIT 현상을 세계에서 처음으로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기존 배터리는 과도한 휴대폰사용으로 온도가 섭씨 65도 이상으로 오르면 휴대폰 회로보호를 위해 과전류 방지소자가 작동, 전류가 흐르지 못하도록 차단하기 때문에 배터리 내부에 전류가 쌓여 과열로 부풀어 오르거나 폭발하게 된다.
그러나 김 박사팀이 개발한 폭발방지소자는 폭발방지 소자는 평소에 부도체로 작동을 하지 않다가, 섭씨 65도를 넘어서면 자동으로 전기가 흐르는 금속으로 바뀌어 남아도는 전류를 내부에서 소진시키기 때문에 폭발원인을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다.
김 박사는 "소자 자체가 온도를 감지하는 감지기와 도체로 전환하는 조정기능을 함께 갖고 있다"며 "가로 1.6㎜, 세로 8㎜의 미세한 크기로 2인치 웨이퍼 한 장에 1만6,000개 소자를 만들 수 있어 배터리 등에 손쉽게 장착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이 소자는 군사, 의료, 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열 감지기나 배터리 과열을 막는 장치로 사용할 수 있다는게 연구팀 설명이다. 김 박사는 "휴대폰 배터리의 경우 세계 시장이 연간 12억개 규모에 이른다"며 "이를 감안하면 경제적 효과가 매우 크다"고 주장했다.
ETRI는 이번 기술과 관련해 24개의 특허를 출원중이며 11월 기술이전 설명회를 가질 예정이다. 폭발방지 소자의 상용화는 생산시설을 갖추는 기간을 감안해 2~3년 이후가 될 전망이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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