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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관서 EBS 신임사장 석·박사 논문이 '판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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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관서 EBS 신임사장 석·박사 논문이 '판박이'

입력
2006.09.20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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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위원회(위원장 직무대행 최민희)가 19일 한국교육방송공사(EBS) 신임 사장에 임명한 구관서(사진) 전 교육인적자원부 정책홍보관리실장이 자신의 석사학위 논문을 거의 베낀 내용의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사실이 확인돼 도덕성 논란이 일고 있다. EBS 노조측은 “학생들을 주 시청자 층으로 하는 교육방송 사장으로 부적합한 인물”이라며 즉각 출근저지 투쟁과 함께 퇴진 운동에 돌입, ‘파행 방송’ 등 파장이 커질 조짐이다.

구 신임 사장은 교육부 감사관 시절인 2000년 8월 홍익대에서 ‘교육행정기관 평가준거의 타당성 분석’ 제목의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땄다. 앞서 그는 같은 해 2월 서울대 행정대학원에서 ‘시ㆍ도교육청 평가의 준거체제 개발’ 제목의 논문으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문제는 박사논문 내용 중 상당 부분이 석사 논문에 들어있는 것들이어서 ‘자기표절’ 의혹이 짙다는 점이다. 연구목적뿐 아니라 ▦평가준거 시안 ▦문헌연구 방법 ▦설문방식 및 문항 구성 등에서 언급된 내용이 석사논문과 거의 같다. 특히 종합평가준거 시안 부분 중 ‘평가과제 및 평가항목’은 석사논문 ‘개방체제 모형에 의한 평가요소’ 부분과 토씨 하나 틀리지 않다. 또 박사논문에서 시안에 대한 타당성을 검토하기 위해 ‘시도교육청 평가연구회’ 이름으로 실시한 설문 48개 항목 중 27개가 석사논문과 똑같았다.

구 사장은 자신의 석사논문 내용을 박사논문에 그대로 쓰면서도 각주를 통해 이를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학계 관계자는 “학위논문에서 선행연구를 밝히는 것은 기본”이라며 “이를 명시하지 않은 것은 두 논문의 유사성을 감추려 한 의도가 짙다”고 지적했다. 한 사립대 교수는 “연구결과를 수정 보완해 논문을 발표할 수는 있지만 이처럼 거의 같은 내용으로 석사와 박사 학위를 취득한 것은 명백한 표절”이라고 말했다.

구 사장은 이에 대해 “박사논문을 자세히 살펴보면 석사논문과 다른 부분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EBS노조측은 구 사장의 논문이 표절로 드러난 이상 신임 사장으로서 자격을 상실했다며 자신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노조 관계자는 “EBS 사장은 도덕적으로 흠결없는 인물이어야 한다는 점에서 구 사장은 부적합하다”고 말했다. 한편 구 사장은 이날 오후 4시40분께 서울 강남구 도곡동 EBS 본사로 출근하려다 노조에 의해 저지당했다. 노조측은 사장 재공모를 요구하며 구 사장의 출근을 계속 저지할 방침이어서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방송 파행마저 우려된다.

김진각기자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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