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로 82일 째 ‘민심 대장정’행보를 하고 있는 손학규 전 경기지사에게 당 안팎의 지원 사격이 줄을 잇고 있다.
뉴라이트 전국연합의 김진홍 상임의장과 유석춘, 김정만 공동대표 등 지도부는 20일 경북 영천에서 손 전 지사를 만나 격려한다. 16일엔 한나라당 내의 ‘새정치 수요 모임’에 소속된 남경필, 정병국 의원과 ‘푸른모임’의 임태희 의원, ‘국가발전전략연구회’의 박찬숙, 이계경, 공성진 의원 등 당 관계자 20여 명이 강원 홍천에서 대장정에 동참했다. 또 홍준표, 권영세, 박계동, 차명진 의원 등도 대장정 동참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이들은 일단 “당장 손 전 지사와 연대하겠다는 것은 아니다”고 말한다. 오히려 ‘집권을 위해선 손 전 지사의 지지율도 떠야 한다’는 전략적 판단에 따른 움직임에 가깝다.
앞으로 대선후보를 선출하는 과정에서 박근혜 전 대표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양강 구도로만 흐르면 당의 분열 등 여러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오히려 손 전 지사까지 포함해 3자가 힘의 균형을 이룬 구도가 당에 더 도움을 줄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여기에 만년 ‘저평가 우량주’였던 손 전 지사가 치고 올라오는 과정 자체가 흥행 요소가 된다는 판단과, 손 전 지사의 존재 자체가 한나라당의 ‘개혁 콤플렉스’를 어느 정도 해결해 준다는 계산도 작용했다.
어쨌든 손 전 지사에겐 고무적이다. ‘민 기획’의 박성민 대표는 “손 전 지사에 대해 ‘상품성은 좋은데 어쩐지 우리 편은 아니다’고 생각했던 한나라당 내부의 불신이 해소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손 전 지사 측은 “손학규 식 탈(脫) 여의도 정치 실험이 세를 얻기 시작하는 것”이라고 자찬했다.
실제로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손 전 지사가 뜨는 조짐이 보인다. 민심 대장정을 시작하기 전 2, 3%를 맴돌던 지지율이 최근 5%에 육박하는 등 완만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손 전 지사 측은 “그간 손 전 지사의 진가를 몰라 의심했던 사람들이 급속도로 결집하기 시작한 것”이라며 “일단 지지율이 10%만 넘으면 폭발력을 지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10%까지 오르기까지는 난관이 많다. 우선 손 전 지사가 일반 국민을 상대로 한 호감도는 높일 수 있지만 분명한 지지층을 확보하기는 어렵다는 점이다. 개혁 성향으로 수도권 출신인 손 전 지사가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보수 성향 유권자들의 마음을 잡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또 당내 소장파들이 손 전 지사를 대선 후보로까지 지지한다는 구체적 의사를 밝힌 게 아니다. 박형준 수요모임 회장은 “손 전 지사에겐 뚜렷한 지지층과 지역적 기반이 없다는 한계가 있어서 고민”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한나라당 주변에서는 “손 전 지사가 한나라당 대선 후보 감으로 제대로 뜨려면 자신의 노선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그래도 손 전 지사는 대선을 향한 꿈을 더욱 다듬고 있다. 그는 ‘100일 민심 대장정’을 닷새 정도 연기해 10월 12일께 마감할 예정이다. 이날 부산에서 KTX를 타고 서울에 올라 와 ‘새 정치 선언’ 등을 발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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