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 벙커에 납치돼 10일 간 감금돼 있던 14세 미국 소녀가 17일 구조됐다.
경찰은 17일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루곱군 인근 야산의 지하 벙커에서 6일 납치된 뒤 실종된 엘리자베스 숍양을 구출한 뒤 인근 리치랜드군에서 용의자 빈슨 필요(37ㆍ사진)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필요가 잠든 틈을 이용해 숍양이 용의자의 휴대전화를 이용, 어머니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왔다”며 “휴대전화 기지국을 통해 위치를 파악해 용의자를 검거했다”고 말했다.
숍양이 발견된 지하 벙커는 부비 트랩이 설치된 언덕 등성이 지하 4.5m 아래에 있었으며 땔감 등으로 위장돼 있었다. 안에는 화장실, 취사시설, 나뭇가지 등으로 만든 선반, 음식 등이 갖춰져 있었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모두 4개의 벙커를 발견했는데 모두 용의자가 판 것으로 보고 있다. 용의자 필요는 검거 당시 자신의 집에서 8km 떨어진 곳에서 공기총과 사냥칼, 전선 끝에 화살을 달아 쏘는 무기인 테이저를 소지하고 있었다.
경찰에 따르면 필요는 납치 당시 루곱군에서 학교버스에서 내린 숍양을 숲속으로 끌고가 방향감각을 잃게 한 뒤 지하 벙커로 끌고 가 수류탄 등으로 위협했다.
건설노동자였다 실직한 필요는 이번 범행 외에 12세 소녀에 대해 범죄적 성행위를 한 혐의로 경찰이 수개월 동안이나 수배해 온 인물이다. 경찰은 이번주 초 용의자 집에서 그를 체포하려고 했으나 그는 침대 밑에 파놓은 터널을 통해 도주했다.
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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