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개국 가운데 13위. 한국 여자농구 대표팀이 18일(한국시간) 대만과의 13~14위전에서 73-52로 승리하며 2006세계여자농구선수권대회 일정을 마쳤다. 똑같이 13위를 차지했던 지난 98년 세계선수권 이후 최악의 성적이다.
성급한 물갈이
이번 여자 대표팀은 27세 미만의 젊은 선수들로 짜여졌다. ‘단골 멤버’였던 전주원(34) 정선민(32)을 비롯 이종애(31) 김지윤(30) 박정은(29) 등 ‘서른 즈음’의 선수들은 모두 제외됐다. 12월 열리는 도하 아시안게임을 비롯해 내년 6월 열리는 아시아선수권대회 2008베이징 올림픽을 겨냥한 장기적인 포석이었다.
하지만 경험있는 포인트가드를 갖지 못한 한국은 위기가 닥치면 당황하는 모습을 보이며 1라운드 3전 전패의 수모를 당했다. 일단 인위적인 세대교체의 부작용으로 첫 단추 꿰우기는 실패했다는 평가다.
화려한 ‘용병 선수’의 그늘
이번 대회에선 한국 무대에서 활약했던 외국인 선수들이 각국 대표팀 소속으로 맹활약하고 있다. 엘레나 비어드, 타미가 캐칭, 티나 톰슨, 미셸 스노(이상 미국) 알레산드라(브라질) 스테파노바(러시아) 등이 주인공. WKBL의 수준은 세계 정상급이지만 늘어난 외국인선수 의존도 때문에 한국 여자농구의 경쟁력은 약화되고 있는 것. 외국인 선수의 출전 쿼터를 재검토해야한다는 지적이다.
그래도 희망은 변연하, 김계령
그나마 위안거리를 찾자면 몇몇 선수들의 선전이다. 한국팀의 주포인 변연하(평균 16.5점)는 허벅지 부상으로 대만전에 출전하지 못했지만 브라질 스페인 등 강팀과 맞서 20점대의 득점력을 과시했다. 센터 김계령도 18일 현재 리바운드 부문 3위(9개)에 올라 자존심을 세웠다.
한준규 기자 manb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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