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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돈 벌고 엄마는 살림… 교과서 '性차별' 퇴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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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돈 벌고 엄마는 살림… 교과서 '性차별' 퇴출!

입력
2006.09.17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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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열심히 일해 돈을 벌어 가정을 이끌고, 어머니는 가족들이 마음 놓고 자신이 맡은 일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가정과 나라의 안정을 위해 중요하다.(초등6학년 F사 사회 교과서)”

“정OO씨는 초등학생 아들을 둔 어머니이자 직장인이다. 그녀는 바쁘지만 아이교육에 신경을 많이 쓴다. 그러나 그 외 집안일에는 신경을 쓰지 않아 집안살림이 엉망이 되곤 한다.(중2학년 C사 사회 교과서)”

현재 교과서에는 남녀의 역할을 구분해 은연중에 성차별을 드러내고 있는 대목이 적지 않다. 이처럼 ‘일하는 아빠’ ‘가정주부 엄마’로 고정된 남녀의 역할에 대한 표현이 초중고 교과서에서 사라진다.

교육인적자원부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17일 학생들이 학교교육을 통해 양성평등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기를 수 있도록 내년부터 사회, 실과(기술, 가정), 도덕 교과서 등을 수정ㆍ보완해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가정과 직장에서 남녀가 함께 생활하는 현실의 모습을 교과서가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우리사회가 당면한 심각한 문제인 저출산에 대해서도 대대적인 손질이 가해진다. ▦낮은 인구증가율을 선진국의 요건으로 기술하거나 ▦우리나라 가족정책이 과거 산아제한에서 출산장려로 바뀐 점을 소개하지 않은 부분을 수정키로 했다.

교육부는 또 저출산의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한 정부의 정책을 설명하는데 교과서의 많은 부분을 할애할 계획이다. 가정을 표현하는 삽화에 빈번하게 등장하는 1자녀 가정의 모습은 ‘동생이 생겼어요’ 등의 제목을 달아 다자녀 가정의 행복을 강조하는 표현으로 바꿀 계획이다.

고령사회로의 진입을 앞둔 상황에서 부양대상으로만 인식돼 온 노인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도 개선한다. 노인정 앞에 앉아있거나 집안에 누워있는 노인의 삽화를 없애고, 노인들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모습을 실을 계획이다. 단일민족을 지나치게 강조, 혼혈인이나 이민자에 대한 배타적 감성을 주입할 위험이 있는 표현도 삭제키로 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양성평등과 저출산, 고령사회는 어느 하나 따로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 문제”라며 “학생들이 올바른 가치관을 형성하도록 유도하는 게 중요하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시민단체들은 그러나 “교육부가 이제서야 현실을 반영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사회 변화에 발맞춰 교과서 내용을 유연하게 바꿀 수 있도록 교과서 관리체계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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