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미국 방문 기간 중 14일(현지시간) 미국의 한반도정책 여론주도 인사들과 면담한 자리에서 “북한이 핵실험을 할 경우 미사일 시험발사 때보다 훨씬 더 파괴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우리는 이러한 메시지를 북한과 중국측에 전달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면담에 참석했던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대사가 15일 밝혔다.
그레그 전 대사는 이날 주미 한국문화홍보원 강연에서 노 대통령이 북한의 핵 실험 시 파장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이같이 답변했다고 전했다.
그레그 전 대사는 “그 같은 발언에 비추어 볼 때 북한이 핵 실험을 할 경우 노 대통령은 자신이 다루기에 엄청나게 힘든 일이 될 것으로 생각하는 게 매우 분명했다”고 풀이했다.
노 대통령은 또 북핵 6자회담 이외에 “다른 대북 접촉도 찬성하느냐”는 질문에 “물론이다. 북한에 더 많은 정보와 한국 상품을 넣어줄 수 있는 어떤 것에도 찬성한다”며 그 이유를 “북한 사람들에게 세계를 더 잘 이해시켜 세계로 편입되는 기회가 왔을 때 더 쉽게 그렇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시 작전통제권 전환 문제와 관련해선 윌리엄 코언 전 국방장관이 지상군과 해ㆍ공군에 대한 전시 작전권이 분리될 수 있고 조정이 어렵다는 문제를 제기했으나 “참석자들 가운데 반대 의견은 없었으며 노 대통령과 참석자 모두 군사적 효율성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고 그레그 전 대사는 전했다.
그레그 전 대사는 노 대통령이 중국의 ‘동북공정’에 관한 질문에는 일본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해서와 마찬가지로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설명했다.
대일관계에 대해, 노 대통령은 사실상 차기 총리인 아베 신조(安倍晋三) 관방장관에 대해서도 그의 태도가 밝혀질 때까지 우려할 수밖에 없음을 시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북 추가 제재와 관련, 노 대통령은 ‘매우 외교적으로’우려를 표하면서 중국측 우려도 넌지시 언급했다고 그레그 전 대사는 밝혔다.
그레그 전 대사는 노 대통령이 한미동맹의 유지에 관해 “매우 헌신적인 견해를 피력했다”고 말했다.
워싱턴=고태성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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