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는 17일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성적이 논술에 비해 2배 이상 당락에 영향을 미쳤다”는 2006학년도 정시모집 분석결과를 공개했다. 서울대는 앞서 8일 논술비중을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한 2008학년도 대입전형계획을 발표, 교육관련 단체들로부터 “논술이 당락을 좌우하는 사실상의 본고사 부활”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에 따라 서울대가 논술보다 학생부의 영향력이 2배 이상 높다는 2006학년도 분석결과를 내놓은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대 입학관리본부는 이날 “2006학년도 지원자를 대상으로 점수 분포를 통한 전형요소별 영향력을 평가한 결과 수학능력시험(수능), 학생부, 논술 순으로 당락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서울대에 따르면 2006학년도의 경우 수능의 변별력이 높아 수능이 학생부보다 약간 더 큰 영향력을 발휘했으나 학생부와 논술의 영향력은 두 배 이상 차이가 난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대는 각 전형요소별 영향력을 측정하기 위해 최종합격자의 석차와 각각 학생부ㆍ논술을 제외한 나머지 점수로 매긴 지원자의 석차를 비교했다. 그 결과 학생부 점수를 제외한 나머지 전형요소 점수로 매긴 석차와 최종합격자 석차 사이의 변동률이 논술 점수를 제외하고 산출한 경우의 변동률보다 두 배나 컸다. 그러나 구체적인 수치는 2007학년도 입시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밝히지 않았다.
김영정 입학관리본부장은 “일반적 인식과 달리 논술보다 학생부의 영향력이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2008학년도의 경우에도 논술의 명목 반영률을 기존의 10%에서 30%로 높인다고 해서 학생부의 영향력이 크게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2008학년도 전형과 관련, “내년 초 200여명을 대상으로 모의 논술고사를 실시한 뒤 결과를 분석, 성적 분포에 따른 실질 반영률을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대의 이날 발표는 그러나 “논술확대로 사교육을 조장한다”는 비판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J입시학원 관계자는 “2006학년도 서울대 입시는 1, 2차로 나눠져 있었고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서로 다른 통계가 나올 수 있다”며 “실제로 대입을 치른 학생들이 느끼는 영향력은 논술이 월등히 컸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2008학년도 입시의 경우 수능이 등급화되고 학생부의 실질 반영률이 높지 않기 때문에 주요 대학들이 논술 비중을 높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상호 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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