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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멸종의 역사… '제6의 멸종' 원인 제공자는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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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멸종의 역사… '제6의 멸종' 원인 제공자는 인간

입력
2006.09.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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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엘리스 지음ㆍ안소연 옮김 / 아고라 발행ㆍ2만2,000원

인간이 출현하기 전부터 지구에는 수많은 동식물이 존재했다 사라졌다. 지금까지 존재했던 생물 중 99%가 멸종했고, 대부분 출현한 지 1,000만년 안에 사라졌다. 하지만 인간이 나타난 후 그 속도는 엄청나게 빨라졌으며 매년 5만 종에 이르는 생물들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 학자들은 현재의 멸종 속도는 과거의 1,000~1만배는 된다고 추정한다. 식물학자이자 환경운동가인 피터 레이븐 역시 “지구상의 종 중 4분의 3이 2200년까지 멸종하거나 멸종 위기에 처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지구를 지배했던 동물들의 삶과 죽음’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고생대 삼엽충부터 최근 멸종 위기에 처한 자이언트판다까지, 과거 멸종한 동물들과 조만간 멸종할 동물들의 생태와 멸종 원인들을 하나하나 짚어간다. 6,500만년 전에 일어난 공룡의 멸종을 놓고는 외계 행성의 충돌, 화산 폭발 등 다양한 설을 제시한 뒤, 공룡은 완전히 멸종한 것이 아니라 깃털 달린 공룡이 조류로 진화했다는 흥미로운 주장도 보탠다. 또 흔히 호모사피엔스의 조상이라고 여기는 네안데르탈인의 경우 한동안 호모사피엔스와 함께 존재하다 갑자기 사라졌다는 사실도 소개한다.

동물학자인 저자는 오르도비스기, 데본기, 페름기, 트라이아스기, 백악기에 일어났던 다섯 차례의 멸종에 이은 ‘제6의 멸종’이 일어나고 있다고 주장한다. 과거의 대량 멸종은 원인이 불분명하지만, 여섯번째 대량 멸종에는 인간이라는 확실한 원인 제공자가 있다. “우리가 자초한 대량 멸종은 인류의 종말로 이어질 것”이라는 섬뜩한 끝맺음은 우리 모두에게 보내는 경고다.

김지원 기자 edd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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