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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 한마당 축제' 가을 만끽하고파 연극도 거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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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 한마당 축제' 가을 만끽하고파 연극도 거리로…

입력
2006.09.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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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집 밖에서 온다. 제10회 ‘과천 한마당 축제’에 초대된 7개국의 거리극에 초가을 소슬바람마저 신이 났다.

프랑스, 폴란드, 네덜란드, 일본, 캐나다, 중국 등 6개국에서 온 10편이 국내 참가작 24편과 함께 19~24일 과천시 전역을 누빈다. 20여명의 연기자들을 포함, 모두 80여명을 헤아리는 외국 공연단은 각각 연마해 온 독특한 볼거리를 펼친다.

이 시대에 왜 야외극이 필요한지 의문이 드는 사람들은 폴란드의 야외 극단 KTO의 ‘시간의 향기’가 펼쳐지는 거리로 나가보자. 거리극 특유의 역동성에 섬세한 감정의 기복까지 담아낸 이 작품은 한 소년의 성장 드라마다. 유년기에 겪은 전쟁의 공포, 환상과 사랑의 기억이 굴절한다. 구경꾼들은 차이코프스키의 선율을 배경으로, 눈앞의 환상에 홀린다. 예지 존 연출.

30~40m 높이에 매달린 공중 곡예사들의 몸짓과 함께 드럼 연주가 펼쳐지는 ‘인간 모빌’, 서커스와 무용을 합친 ‘비상 9.81’, 높은 지능의 공룡들이 거리를 돌아다니는 ‘사우루스’, 로봇이 펼치는 마임쇼 ‘땡큐’ 등 프랑스 극단 중심의 야외 공연도 이어진다. 버티기, 미끄러지기, 뛰어오르기 등 중력 가속도를 무시하는 듯한 배우들의 자유로운 몸놀림이 벌이는 향연이다.

‘요리의 출구’는 프랑스 극단 일로토피와 한국의 호모루덴스 컴퍼니 등 두 나라의 마임을 대표하는 최고의 극단들이 함께 펼치는 공연이다. 한불 수교 120주년을 맞는 올해를 기념한다는 의미도 곁들였다. 거리극 공동 창작의 무대는 국내에서는 전례 없던 일이다.

각국의 젊은 예술가들이 현장에서 빚어 올릴 자유참가작들도 합세한다. 탈춤을 기본으로 한 ‘먹중야행’, 페인팅 퍼포먼스 ‘거인의 정원’, 저글링의 극치 ‘손’, 현대인을 정신병자로 희화한 ‘길거리 병원 소동’ 등 자유참가작들은 거리극 특유의 현장성이 빛날 작품으로 기대된다. 줄타기의 명인 김대균이 코믹 줄타기의 대가인 프라인 밥 등 4개국의 광대들과 만드는 합동 공연 ‘줄광대 놀음 한마당’도 기다린다.

국내 참가작은 시민과 공연자들이 한 데 어우러지는 ‘은어송’을 필두로, 전래 설화에서 따온 ‘다시라기’에서 이사 가는 날의 들뜬 분위기를 마임과 연극으로 표현한 극단 기막힌 놀이터의 ‘이사 가는 날’까지, 노소동락의 마당이다.

10주년을 기념해 축제 웹진 ‘거리 예술’(www.gcfest.or.kr/webzine)에서는 거리예술 특집과 온라인 회고전 등을 펼친다. 이달 초 과천시민회관 앞에서 열린 ‘가족과 함께 만드는 인형 제작 워크숍’을 통해 탄생한 갖가지 인형들이 참가하는 폐막 퍼레이드까지, 과천시 일대는 거리극 무대로 리모델링된다. 19~24일 중앙공원, 시민회관 야외 무대, 도서관 마당, 별양동 쉼터 등지.(02)504-0945

▲ 거리극이란

거리극은 21세기 예술의 대안이다. 프랑스의 거리 예술 전문 계간지 ‘광기의 거리’가 거리 예술가들의 입을 빌어 내린 정의를 보자. “관습과 장르를 넘어선 실험의 정신” 또는 “엘리트가 아니라 선택되지 않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유랑 정신”.

장병욱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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