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 위기에 처한 모래판을 구할 ‘난세(亂世)의 영웅’은 누가 될까.
‘씨름황제’ 이만기(43) 인제대 교수의 영구 제명 파동, 이종격투기로 전향한 ‘모래판의 황태자’ 이태현(30)의 비참한 TKO패 등 사면초가에 빠진 민속씨름이 새로운 스타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주인공은 단연 들배지기의 달인’ 박영배(24ㆍ현대삼호중공업). 17일부터 나흘동안 충남 금산에서 열릴 'KB국민은행 금산인삼장사씨름대회' 백두급에 출전하는 박영배가 지난 달 제천장사대회에 이어 백두급 2연패를 노리며 모래판의 새로운 지존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박영배는 백두급으로서는 작은 183㎝지만 유연한 허리와 다부진 승부근성으로 장신 선수들을 쓰러뜨리는 뛰어난 들배지기 실력까지 갖추고 있어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고 있다. 타고난 허리 힘에서 나오는 박영배의 들배지기는 역대 최강으로 꼽히기에 손색이 없다는 평.
박영배의 백두급 2연패에 강력한 도전장을 던질 선수는 황규연(31ㆍ현대삼호중공업). 2001년 천하장사에 오른 황규연은 백두장사 4회와 두 차례 지역장사를 지낸 베테랑이다.
19일 한라장사 결정전에서는 지난 제천대회에서 통산 14번째 꽃가마를 타며 최다 우승 기록을 세운 '탱크' 김용대(현대삼호중공업)가 우승기록을 늘릴지 여부가 관심사. 또 한번 기록을 갈아치울 지가 관심사다. 한라급에서 최강의 자리를 확고히 한 김용대를 상대로 '변칙기술의 달인' 모제욱(마산시체육회)이 도전하는 양상. 금강급(18일)에서는 '백전노장' 이성원(구미시체육회)이 우승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장정일, 김유황(이상 현대삼호중공업)이 3파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김기범 기자 kik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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