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백만달러의 사나이’가 결국 현실이 될 것인가.
생각만으로 움직이는 ‘생체공학 팔’ 기술이 크게 발전하면서, 절단 수술을 받은 장애인들에게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생체공학 팔을 단 클로디아 미첼(26)은 14일 시카고 재활연구소 쿠이켄 박사와 함께 기자회견을 가졌다.
미 해병대 출신의 미첼은 2년 전 오토바이 사고로 왼팔을 잃었으나, 최근 쿠이켄 박사 팀이 개발한 최신형 생체공학 팔을 단 후로는 머리로 생각하는 것만으로 옷을 개거나 운동화 끈을 묶을 수 있게 됐다. 13일에는 스테이크를 썰어 먹는 일까지 할 수 있었다. 종전까지 사용했던 팔도 역시 생각으로 움직였으나 기껏해야 팔을 굽히거나 주먹을 쥐었다 폈다 하는 정도였고, 그것도 한 번에 단 한 가지 행동밖에 하지 못했다.
그러나 신형 팔은 몸 속의 신호를 전달할 수 있도록 어깨쪽 신경을 4군데 잘라 가슴 아래 근육에 연결하고, 이를 전선으로 잇는 수술을 거치기 때문에 좀더 복잡한 행동도 할 수 있다고 연구소는 밝혔다. 뇌에서 손이나 팔을 움직이도록 명령하면 신경에 연결된 가슴 근육이 수축하는데, 이를 가슴부위의 전극이 감지하면 팔에 내장된 컴퓨터가 신호들을 행동으로 옮겨주는 원리다.
미첼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손가락으로 그림자 놀이를 하는 등 다양한 동작을 시연한 뒤 “사고를 당한 뒤 내가 예전 삶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걱정했지만, 지금은 행복하고 자신감 있다”며 뿌듯해 했다. 2003년 세계 처음으로 생체공학 팔을 단 제시 설리번(59)도 함께 회견장에 나와 “양팔을 잃었지만 생체공학 팔 덕분에 간단한 집안 일도 하고 손자들도 포옹해 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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