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하강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백화점 매출 증가세가 19개월만에 감소세로 돌아서 소비 위축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산업자원부가 15일 내놓은 '8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동향'에 따르면 백화점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2.7% 감소해 지난해 2월 이후 19개월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에 대해 정부와 백화점 업계 등에서는 날씨와 백화점 행사 연기 등이 감소세 반전의 주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매출이 2~2.5배 정도 늘어나는 상품권 증정행사가 지난해에는 8월에 진행됐으나 올해는 9월로 미뤄졌다"며 "이 때문에 전년 대비 매출액이 줄어든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무더위 때문에 8월 매출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가을의류 매출액이 전반적으로 저조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백화점 매출 증가율이 4월의 8.2%를 정점으로 5월 7.6%, 6월 7.1%, 7월 3.0% 등으로 둔화한 점을 감안하면 최근의 경기 하강 추세가 고소득층의 소비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상품군별로도 명품(2.9%) 잡화(3.3%)를 제외한 가정용품(_12.0%), 남성의류(_5.3%), 아동ㆍ스포츠(_4.8%) 등 전 부문에서 매출이 감소했다.
롯데백화점의 매출액 증가율도 5월 8.1%에서 7월 2.5%, 8월 2.2%로 뚜렷한 둔화세를 보이고 있으며 한 백화점의 경우에는 2월 6%대에서 7월 1%대로 둔화한데 이어 지난달에는 _5%로 감소했다.
반면, 대형마트(할인점)의 8월 매출 증가율은 6.2%로 7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해 대조를 보였다. 대형마트 매출 증가율은 4월 3.1%, 5월 2.6%, 6월 0.9%, 7월 0.5%로 둔화해왔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의 경우 7월 폭우로 인해 미뤄졌던 수요가 8월로 고스란히 넘어갔다"며 "생필품인 식품을 중심으로 에어컨 등 냉방가전제품, 바캉스 용품 등의 매출이 좋아 8월 호황을 누린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구매 고객 수에서도 백화점은 7월(_5.5%)과 8월(_2.7%) 모두 감소세였지만 대형마트는 7월 _4.0%에서 8월 4.4% 증가로 돌아섰다. 고객 1인당 구매단가는 백화점이 5만5,330원, 대형마트가 3만9,925원이었다.
박진석기자 jseok@hk.co.kr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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