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 만에 유럽에서 돌아온 조각가 현혜성(51)이 본격적인 국내 활동을 알리는 개인전을 인사아트센터에서 열고 있다. 1982년 유학을 떠나 이탈리아와 독일에서 공부하고 독일에서 활동하다 2003년 귀국했다. 국내 전시회는 10여 년 만이다.
전시회에서 그는 내내 해온 대리석 조각 외에 스테인레스스틸과 철 조각을 새롭게 선보이고 있다. 돌을 다루는 솜씨가 감탄스럽다. 대리석으로 매끄럽게 깎은 쿠션, 잔주름이 잡힌 조개의 연한 속살 등은 차고 딱딱한 대리석 조각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부드럽고 우아해 보인다. 쌀알을 품은 진주 조개, 밥그릇에 들어찬 쌀알, 무거운 쇳덩이 안에 박힌 삽 등은 먹고 사는 일의 고단함과 보배로움을 떠올리게 한다. 이는 오랜 외국 생활을 접고 돌아온 작가가 다시 이 땅 위에 자신의 자리를 만들어가면서 부닥친 현실의 벽에 대응하는 예술적 표현이기도 하다. 전시는 25일까지. (02)736-1020
오미환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