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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현장 모르는 서울대 입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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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현장 모르는 서울대 입시안

입력
2006.09.15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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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때문에 토익, 토플반을 따로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난리들입니다."

서울대가 2008학년도 신입생 선발 정시 모집에서 "토익, 토플을 참고 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일선 고교에서는 '참고'라는 말의 해석을 놓고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의 한 고교 영어 교사는 14일 "당락과는 무관한 단순 참고사항이라고 해석하는 교사는 거의 없다"며 난감해 했다.

당초 서울대는 8일 봉사 활동과 함께 토익, 토플을 비롯한 어학시험 성적 등을 새로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새 입시안이 토익, 토플 열풍을 부추길 것'이라는 비난이 쏟아지자 서울대는"우리가 직접 토익, 토플 성적표를 받아 점수화 하겠다는 뜻이 결코 아니다"며 "영어 교사들이 외국어 능력을 평가하면서 그 자료로 토익, 토플 점수를 활용하면 그 결과를 그대로 참고할 뿐"이라고 해명했다.

굳이 토익, 토플 점수를 참고해야 할 이유도 모르겠지만, 이 같은 발상은 교육 현장의 현실을 모르는 서울대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현재 일선 중ㆍ고교에서는 특기자 전형에서 외국어 능력 우수 학생 분야에 지원하려는 극히 일부 학생만 토익, 토플을 준비하고 있다. 당연히 생활기록부를 작성하면서 토익, 토플을 반영하는 교사도 거의 없다.

그런데도 서울대는 마치 학교 현장에서 토익, 토플이 일상화한 것으로 알고 있는 듯 하다. 서울대의 한 교수조차 "서울대가 참고한다는 것만으로도 학생, 학부모는 토익, 토플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며 '괜히 긁어 부스럼만 만든 꼴'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실타래는 엉망으로 꼬여 버렸고 그 책임은 서울대에 있다. 솔직히 입시에 반영할 것이라고 밝히든지 아니면 당락과는 무관한 단순 참고사항 이라면 이제라도 '철회'하는 게 옳지 않을까.

박상준 사회부 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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